단상

멸정복성과 그리스도

목운 2022. 12. 19. 08:29

멸정복성이 기독교인에게 낯선 게 아닙니다. 요한1서 2:15~16이 말하는 것과 같은 취지입니다. 세상 것 모두는 무상한 것이라는 선언에 통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인용합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곧 육체의 쾌락과 눈의 쾌락을 좇는 것이나 재산을 가지고 자랑하는 것"이 바로 생멸심 또는 에고가 하는 일이고 무상한 것이므로 그것들은 몸이 죽었을 때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15절에서는 "아버지를 향한 사랑"과 세상 것에 대한 사랑이 배타적임을 말합니다. 아버지를 향한 사랑이란 바로 존재의 근원과의 합일을 말하는 것이며 그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신인합일을 성취한 신비가로서 그리스도는 오직 전심전력 신, 즉 존재의 근원과 합일을 위해 노력할 때 나머지는 덧 없지만 그럼에도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하셨습니다.

세상 것만이 중요한 듯 거기에 몸바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재테크와 오락, 기쁨과 슬픔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멸정복성의 공부와 수련은 몸이 죽었을 때 중요한 한 가지, 즉 의식을 돌보며 존재의 근원에 합일하는 일에만 집중합니다. 무한하고 아무것에도 걸림이 없는 진여의 사정에만 집중한다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깨달음이고 깨달은 이후에도 남들처럼 땔감 구하고 물 긷는 일은 계속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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