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연습과 달인

목운 2022. 12. 20. 09:46

숏트랙 하다가 첼로로 진로를 바꾼 젊은이의 인터뷰를 봤습니다. 두 세계에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항상 연습에 몰두하는 것이랍니다. 스크린 골프장에서 일하다 보니 연습이 최대 화두라는 걸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티브이 레슨을 봐도 결론은 꾸준한 연습이더군요.

이 대목에서 에하크르트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분을 특징짓는 말인 '버리고 떠나있음(abgeshiedenheit)'에서도 글짓기나 악기 연주에서처럼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습의 목표는 달인이 되는 것입니다. 숏트랙이든 첼로든 골프든 달인이 되는 게 꿈이 됩니다. 버리고 떠나 있음에서는 에고 극복, 즉 극기 또는 멸정에 달인이 되어 신인합일에 이르는 것이 목표가 된다고 봅니다.

신인합일은 그리스도가 제시하신 첫째 계명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오직 존재의 근원과 합일할 때만이 완전한 자유와 완전한 성취, 다른 말로 하늘 나라의 쟁취가 가능하기에 최고-최종 목표가 되는 것입니다.

극기의 연습에 대해서 제 나름으로 정리한 책이 '깨달음과 멸정복성'입니다. 문제는 이치는 뻔히 알지만 엄청난 양의 연습이 없다면 구습 때문에 몸으로 실천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탐진치를 완전히 버려서 누가 봐도 부처님 같다고 여겨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가르침에 따르면 의식에서 숨기는 게 1도 없는 지성(至誠)이 몸에 배야 할 것이고 타자에 대한 배척심과 비판심이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나와 입장이 다른 사람에게 신의 사랑이 똑같이 비춰지고 있다는 사실도 뼈저리게 느껴야 합니다. 그저 갈 길이 멀다는 생각뿐입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탐진치와 신적 사랑  (0) 2022.12.26
기복 또는 복짓기  (0) 2022.12.24
멸정복성과 그리스도  (0) 2022.12.19
책의 요점 재론  (0) 2022.12.14
극기복례의 길  (0) 202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