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기복 또는 복짓기

목운 2022. 12. 24. 10:44

갑자기 든 생각이, 기복의 심리는 점수를 잘 받아 우등생이 되려는 태도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또는 선업을 쌓아 나중에 큰 효험을 보려는 심사와도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신비 영성을 공부해보면 삶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태도가 존재합니다. 세상 모든 것에 대한 창조 주체는 신 의식이든 인간 의식이든 의식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양자 역학의 성과도 같은 진실을 증거하는 것 같습니다.

요컨대 우리 존재 가운데 무상하지 않은 부분은 의식이고 그 의식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고 보는 게 신비 영성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의식이 모든 것을 결정하니 의식만을 돌봅니다.

그런데 의식이 순수해지고 높아질수록 그 의식은 모든 존재를 하나로 보게 되고 따라서 '타(他)를 자(自)처럼' 사랑하게 되며 타의 이익이 자의 이익, 즉 자리이타임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복을 짓는 근본 원리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세상에서 보는 수많은 현상은 기복적인 데서 나오지만 진짜 자유를 얻은, 극소수의  사람은 복을 짓는 패러다임에 숙달한 사람입니다. 이들이 진정한 신비가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과 같아 보이지만 내면에서 작동되는 동기는 완전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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