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되기

11장 5

목운 2014. 11. 29. 23:11

 "잠깐. 또 생각이 있어."

 "이번엔 뭔데?"

 "'인간 게임'을 둘로 나누어서 전반은 연기자들이 어디까지 한계에 부딪치는지를 보고 후반은 거기에서 건져내는 거야."

 


 다시 말하지만 내가 말하는 게 진리라고 주장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결코 모를 겁니다. 그러나 인간이란 엄청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록 왜 '무한한 나'가 '인간 게임'을 만들었는지를 생각하는 게 쓸데 없을지라도 해보는 겁니다. 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음은 내가 수년 동안 생각해오던 것들입니다.

 나브라틸로바 같은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들이라면 테니스에 대해 시큰둥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들이 그저 시험삼아 평소 안 치던 손으로 테니스를 해보려 하지 않겠습니까?

 누구라도 그저 재미를 위해서 눈을 감고 다트를 해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내가 서너살 때 살던 집 문앞에서 세발자욱이면 길가로 이어진 벽돌 보도가 있었습니다. 나는 세발자전거를 타곤 했는데 길까지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부딪치기 직전 브레이크를 얼마나 잘 잡나 실험하곤 했지요(결국 마지막엔 넘어져서 갈비뼈를 부러뜨리고 말았죠.). 그래서 나는 게임을 한다는 생각을 한계까지 가져가서 어떻게 되나 보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롤러코스터에서 즐기려는 것도 비슷하다고 봅니다.

 아니면 '무한한 나'는 그저 순수하게 물질 우주를 느껴보기 위해 '인간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고 봅니다. 1996년에 존 트라볼타가 출연한 '미카엘'이란 재미있는 영화가 있었는데 거기서 트라볼타는 몸을 가지는 게 어떤건지 체험하려 내려온 대천사 역을 맡았죠. 거기서 그는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원하는 만큼 설탕과 고기를 먹는 등 적극적으로 리비도를 경험함으로써 모든 순간을 즐겼죠. 물론 대부분의 뉴에이지 신봉자들은 미카엘이 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깨달은 자"가 취할 바가 아니라고 해서 그 영화를 싫어했지요. 하지만 다시 한번 이 영화는 '무한한 나'의 동기에 대하여 한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라는 말을 들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제 그 반대도 옳습니다. 즉 "땅에서와 같이 하늘에서도"죠. 우리는 모두 "바깥의 체험"에서 "내면의 체험"을 하기 위해 영화를 보고 스포츠를 관람하고 음악을 듣습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골프마저도 내면의 체험을 위해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인간 게임'은 '무한한 나'가 "내면의 체험"을 위해 연기자로 하여금 "바깥의 체험"을 하게 하는 거라고 보지 말라는 법이 없겠죠. 물론 그 느낌을 연기자와의 연결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하지만요.

 다른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직접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연기자인 한 완전한 답을 얻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다행인 것은 그 이유를 모른다고 해서 우리가 여기서 지금 '인간 게임'을 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모델로서 '인간 게임'은 수많은 의문에 대해 다른 어떠한 모델보다 잘 설명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왜 우리 삶이 드라마와 갈등, 아픔과 괴로움으로 가득하며 우리가 여기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일관성있게 답해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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