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되기

11장 3

목운 2014. 11. 27. 08:07

"와, 멋진 게임 세곈데 - 엄청 파란 하늘에 우거진 푸른 숲에 청록 바다..정말 멋져. 홀로그램으로 이걸 다 만들었다고?"

 "그래. 내가 말했잖아. 이걸 지구라 할 거야."

 "아무렴..마음대로.."

 "어려운 게 있다면 어떻게 홀로그램을 시간과 공간에 드러내서 아담이 완벽한 영화 속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하는가 하는 거지."

 "그래서?"

 "그래서 '뇌'를 만들었지."

 "우리가 끝내기 전에 사전이 필요할 거 같아. '뇌'라니?"

 "뇌란 홀로그램 처리기 같은 거야. 내가 하는 거라고는 양자 파동주파수를 '지구를 위한 무한한 장'에서 골라서 아담이 자는 동안 아담의 뇌의 한쪽에 다운시키는 거야..."

 "그러면 아담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네?"

 "맞아, 그가 깨어나면 밤에 일어난 일에 대한 기억 같은 걸 가지게 되겠지. 하지만 모든 그림이 뒤죽박죽이 되어 아담은 아무것도 모르게 돼 - 마치 짚 파일(zip file)을 읽는 것처럼 되지."

 "그래 계속해봐.."

 "그 다음엔 짚 파일을 풀어서 아담 뇌의 다른 쪽으로 옮기는 거야. 그 과정에서 뇌는 파동주파수를 입자로 바꾸어 홀로그램 그림을 내놓게 되지. 그 다음엔 뇌가 감각을 통해서 그 그림을 시공상으로 내보내고 아담은 그걸 체험하게 되는 거야."

 "아주 간단해 보이네..."

 "그래, 기본적으로 이진법 코드로 된 컴퓨터 중앙처리 장치와 같지. 그러나 아담은 그게 마치 객관적 실체인 것처럼, 외부 세계에서 뇌와 상관없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그게 바로 지금 아담들이 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고?"

 "토끼를 좇는 거지."

 "뭐?"

 "나는 그 흰 털을 가진 조그만 놈을 '토끼'라 부르지."

 "하여튼 그는 토끼를 잡을 수 없군, 너무 빠르니까."

 "맞아. 그게 핵심이야. 아담은 몸을 가진 한계를 체험하고 그 느낌을 나에게 보내는 거야."

 "뭐?"

 "그는 좀 혼란스럽겠지. 하지만 완전해. 느껴보기엔 끝내주지! 만약 내가 여기서 토끼를 좇는다면 풍선 터뜨리기처럼 매번 잡을 거잖아. 그게 내가 느껴보려는 거지."

 "나는 아무것도 못 느끼겠다."

 "물론이지. 아담은 내 연기자니까."

 "그러면 나도 비슷한 체험을 하려면..."

 "네 연기자를 창조해야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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