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인간 어른'이 된 사람의 공통된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인간 아이'가 생각지 못하는 가능성들을 이해하기 시작합니다. 영화관을 돌아다니는 자유도 막 익숙해지기 시작한 새로운 감각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벗어남으로써 새 희망과 힘을 얻습니다. 꼭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지는 못해도 가슴떨림을 느끼고 자유를 누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습니다.
둘째, '인간 아이'로 앉아 있었던 때에 대해 분노를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 분노는 억지로 거기 앉힌 사람들에 대한 것입니다. 족쇄가 자물쇠로 잠겨져 있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지만 외부 힘의 희생자였다는 느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새 '인간 어른'이 '인간 아이' 때의 조건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기에는 너무 이르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반항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다시는 자리로 돌아가지 않고자 결심합니다. 원하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늦은 일도 아닙니다. 그러나 플라톤의 동굴에서 풀려난 사람처럼 새 ‘인간 어른’이 앞에 상영되는 영화밖에 볼 수 없어서 자발적으로 자리에 묶인 채로 족쇄를 찬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 같습니다. 남들은 돌아갈지라도 자리로 돌아가나 봐라! 하고 결심합니다.
네 번째로 무언가를 바꾸려고 합니다. 그들이 바꾸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되었든 외부의 무엇이 되었든 수많은 요인에 따라 다릅니다. 그러나 ‘인간 아이’ 때 할 수 없다는 패배자와 같은 태도는 ‘인간 어른’으로서 꼭 바꾸고야 말겠다는 지나친 집착이 됩니다. 그들의 삶을 이루는 영화는 주위에서 그들을 끌어안으며, 푹 빠뜨리며, 사방에서 닥쳐오면서 여전히 상영중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동굴 벽의 그림자처럼 이 영화들을 존재하는 유일한 “현실”로서 여전히 관람합니다. 그들은 언제나처럼 똑같은 감정적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다시 써야 하겠다는 욕망이 커집니다.
새 ‘인간 어른’으로서 당신은 이 모든 것을 경험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한두가지는 체험할 것입니다.
그 좋은 예가 히피 운동입니다. 영화관에서 벌어지는 베트남 전쟁은 수많은 ‘인간 아이’들이 일어나 “아니”라고 외치게 한 기폭제였습니다. 그들이 영화관 뒤로 걸어갔을 때(그들은 “낙오”라고 했지요) 그들은 다른 삶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곧 알았고 새로 얻은 자유를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전쟁과 거기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 대한 분노가 있었습니다. 더 이상 영화의 일부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가 있었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결단이 있었습니다.
내가 아는 한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에 이르는 베트남전/히피운동으로 인해 최근 역사에서 그 어떤 사건보다 더 ‘인간 어른’이 되려는 동기가 생겼습니다. 젊은이들이 수천명씩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걸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운동은 꽤 일찍 식어버렸지만 많은 이들이 다시는 자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극장 뒤쪽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습니다.
히피운동은 새 ‘인간 어른’의 공통된 특징 가운데 하나를 잘 드러냈는데 그것은 단체에 들어가려는 열망입니다. 많은 경우 그것은 열망에 그치지 않고 필수사항이었습니다. 결국 당신은 전 생애를 다른 ‘인간 아이’들에 둘러싸여 그 단체의 일원으로 편안히 지냈던 것입니다. 극장 뒤편의 낯섦과 새로움 때문에 이제 ‘인간 어른’으로서 위안과 지지를 구하는 셈입니다. 당신은 당신처럼 똑같은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을 찾는 것입니다. 가입할 새로운 단체를 찾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극장 뒤편에는 같은 마음으로, 같은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을 찾는 ‘인간 어른’으로 구성된 단체가 가득합니다. 어쩌면 처음에 당신은 리더가 말하는 것에 동의할만한지 보면서 잠시 방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곧 한군데에 가입합니다. 그래야 합니다. 너무 외롭고 동지(당신이 미쳐서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당신에게 확인해줄 사람들과 당신을 도와 세상을 변화시킬 새 친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