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최고의 임종 대책

목운 2019. 12. 26. 08:37

어제에 이어 친구의 질문 요지를 더 생각해보니 제가 돈오 내지 활연관통을 얻었냐 하는 것이지 싶습니다. 즉답하자면 그런 것을 얻지 못하였지만 대승기신론에서 말하는 불퇴위에는 들어섰다고 말하겠습니다. 불퇴위란 '한번 도달한 수양의 계단에서 뒤로 물러나거나 수행을 퇴폐하는 일이 없는 지위(대승기신론 소와 별기 참조)'를 말하는데 쉽게 보면 발심을 제대로 해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삶을 살지 않는 것이라 봅니다. 기독교적으로는 탕자가 아버지 집에 들어선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돈오 이후의 공부는 오후(悟後) 공부라 해서 오행(보시, 지계, 인욕, 선정, 지혜, 정진)을 끝없이 닦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 과정은 화엄경의 보살도라고 보면 됩니다. 더 쉽게 이해하려면 십우도 또는 심우도 해설을 보시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과정에서 여러가지 초자연적 현상인 싯디(siddhi) 내지 신통을 체험할 수 있으나 거기에 매혹되는 것은 길을 잘못 들어 하락의 길을 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어제에 이어 다시 강조하면 이 공부는 곧고 좁은 길이니 그저 끝없이 가는 것만이 답이라 봅니다.

공부의 핵심 요점을 적자면 마하라쉬 님의 가르침이나, 나무아미타불의 정신,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사상, 그리고 제가 집중하는 '그리스도의 편지'에서 공통되는 것인데 자신의 의지를 '근원 의식' 또는 신 의식에게 완전히 맡기는 훈련을 계속하는 것이 그 하나요, 몸이 아니라 순수 의식이 내 정체라는 것을 몸으로 느끼도록 애쓰는 것이 그 둘입니다. 그렇게 가면서 공부가 진짜로 제대로 잘 되면 비이원성(nonduality)의 세계에 들어설 뿐 아니라 이승과 저승 간에 무차별한 생각이 들어 심지어는 몸에 들어가는 일이 별로 내키지 않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 전해지는 체험담입니다. 그러니 임종 준비로는 최고라고 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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