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반일정좌 반일독서와 공부 목표

목운 2019. 12. 22. 11:21

'반일정좌 반일독서'는 추사께서 고택에 써붙여 놓아서 유명해졌으나 주희 선생도 곽덕원이란 제자에게 했던 말입니다. 그 말의 취지는 공부의 입문 단계에서 1~3년 집중적으로 하면 반드시 진보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본인은 말년에 건강이 안 좋을 때 양생수단으로 실천했다고 합니다.

제가 파악하는 한 보다 중요한 것은 서양 신비주의 내지 수도 전통에서도 공부 수단으로서 신적 독서(Lectio Divina)와 정관(静观, contemplation)을 병행했다는 것입니다. 동아시아에서 '반일정좌 반일독서'도 같은 맥락으로 보면 좋겠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또 동서 공히 공부 목표는 의식의 끝없는 상승이며 그것은 불가에서 화엄경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유가의 상근기라면 언제 어디서나 덕을 좋아함이 색을 좋아함을 압도하는 경지를 목표삼아야 할 것인데 이삼년 반일정좌 반일독서를 결단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이 저 말씀의 취지라고 봅니다.

공부 목표로서 저는 일관되게 의식향상을 얘기합니다. 의식을 어디까지 향상시킬 것이냐에 대해서는 최소한 호킨스 측정체계 내에 있는 무조건적 사랑이란 존재상태라고 하겠습니다. 마침 온오프에서 만난 여러 동학(同学)들과 함께 공부하는 '그리스도의 편지'도 공부 목표가 무조건적 사랑입니다.

왜 그리하냐고 물으면 이 길이 누구나 목표삼는바 고통에서 벗어나는 가장 확실한, 궁극의 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그 목표를 위해서 종교는 물론 철학, 과학, 영성 모두 똑같이 하나의 수단일 뿐입니다. 심지어는 위 교재에도 나와 있지만 그리스도마저 언젠가는 돌파의 수단일 뿐이며 그 어떤 스승도 차별하지 않습니다.

덧붙이자면 무조건적 사랑의 상태는 깨달음의 초입이자 이원성을 극복한 상태여서 공자님 말씀하신 바의 종심소욕불유구와 같다고 봅니다. 거의 인간 감정을 모르는 기쁨과 사랑이 저절로 흘러나오는 상태라서 그야말로 악인의 땅에나 선인의 땅에나 똑같이 내리는 비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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