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여생의 소망

목운 2023. 2. 2. 08:01

시간 여유가 생겨 유튜브를 보며 공부합니다. 평소 쌩뚱맞은 게 아닌가 하는 것 같은 제 생각과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봤습니다. 첫째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사상이 불교와 같다고 하는 것이고 둘째는 명상 때 체험은 몸이 죽은 후 체험과 같다는 것입니다.

첫째 생각은 에크하르트 톨레가 확인해 주었는데 이 분이 말하는 것 가운데 새로운 탄생, 즉 우리 안의 더 큰 무엇을 체험하는 게 깨달음이란 말도 인상 깊습니다. 그 얘기는 그리스도가 니고데모와 대화에서 다시 나야 한다고 하신 장면과 겹쳐 느껴졌습니다. 에고 즉 생멸심, 복성서 용어로 정을 모두 그림자처럼 보게 되면 참나 즉 진여심, 복성서 용어로 성이 찬란히 드러날 거라는 가르침의 반복 내지 강조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생각은 조현 기자가 확인해 주었는데 어떤 스님이 명상에서는 몸이 죽었다고 여기고 고요히 있어 보라고 한 가르침이 겹쳐집니다. 몸과 가시계에 밀접히 연결된 마음이란 물리적 한계와 그 한계로 인한 탐진치를 벗어나지 못해서 괴로움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동서고금의 거의 모든 성현들은 몸을 벗어난 마음, 또는 우리 존재의 배후에 존재하는, 무판단 무차별하며 무조건적인 사랑 자체인 마음을 설파합니다. 꾸준한 명상으로 몸에 매인 마음을 완전히 잊으면 그 커다란 마음이 우리를 지배하여 우리는 마하리지 님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경지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지만 낭중지추인지라 그런 분들은 신통력을 감출 수 없어 사람들이 문제거리를 가져와 묻거나 치유를 요청하는 식으로 가르침을 베풀 운명이 됩니다. 당연히 걱정 근심 고통과 결별하게 되며 먹을 것, 입을 것, 머물 곳에 대한 일은 저절로 해결될 것입니다. 제 남은 삶도 그렇게 되길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