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수행을 위한 우주론과 심성론

목운 2021. 3. 4. 05:57

“요컨대 ‘아버지’ 본성은 활동적이고 창조적이어서 창조 작업을 행한다... ‘어머니’ 본성은 하전 입자들을 서로 결합시킴으로써 ‘아버지 지성’이 짜낸 전기적 의식의 계획에 형체를 부여하는 것이다. ‘원초적 추동력’인 아버지 의식과 어머니 의식은 둘 다 평형상태에 있고 ‘우주 차원의 본성’이 가진 작업을 수행한다. 그것은 곧 법칙과 질서라는 일관된 시스템 내에서의 성장, 양육, 치유, 보호, 욕구의 충족, 즉 생존이다.” (322-323쪽)

앞에서 우주 의식 안에 아버지 의식과 어머니 의식이 서로 구속하며 평형상태를 이루기에 우주 의식은 둘이면서 하나라고 했습니다. 책은 창조원리를 현대 과학이 말하는 빅뱅과 연결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차피 우리로서는 그것을 온전히 알 수도 없고 진실로 이해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것은 ‘한 번의 양(陽)과 한 번의 음(陰)으로’ 창조가 이뤄진다는 주역의 설명을 떠올리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은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이 책에서 추동력은 매우 중요한 개념인데 그것은 ‘의식’이 가지는 내적인 강제력으로서 전자기력은 물론 모든 생물이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전면을 햇빛 쪽으로 향하게 한다든지, 영양을 섭취하는 것, 인간에게는 의식주 활동과 자식을 가지는 것, 심지어 눈까풀을 깜박이는 것 등에서 언제나 추동력이 먼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추동력은 목적을 가지며 피조물의 배후와 내부에 존재하는 실체라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물질을 구성하는 하전 입자는 끝없이 모습을 바꾸지만 추동력은 영원하여서 하전 입자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반면에 영혼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활동한다는 것입니다. 또 우리는 뇌 속의 전기적 추동력을 통해서 사고를 하며 신경계 속의 자기적 추동력을 통해서 느낌을 가진다고 합니다. 자기적 추동력은 전기적 추동력을 결합시켜서 응집력 있는 하나의 전체를 구성한다고 합니다.

요컨대 창조의 두 추동력이 빅뱅 이전부터 있는데 그것은 움직임 또는 활동을 본성으로 하는 전기적 추동력과, 인력과 척력을 본성으로 하는 자기적 추동력입니다. 이 둘은 서로 완전히 평형을 이루며 소위 공간을 구성합니다. 빅뱅 이후에 이 둘이 무한다양한 형태로 드러난 것이 우주이기 때문에 모든 피조물은 이 두 가지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본성을 가진 그 하나가 바로 의지와 목적, 그리고 지성과 사랑으로 된 의식이기 때문에 또한 모든 피조물은 그 질과 수준만 다른 의식이라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위 말씀 전후는 모두 창조의 핵심 진실을 말한 것이기 때문에 각자 더 노력하며 또 명상하며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동아시아 수행 원리의 핵심에 있는 신유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우주론과 심성론을 갖추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만 짐작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한 이유는 소위 죄와 고통이 바로 이러한 창조에 피할 수 없이 수반된다는 것, 즉 우주론에 이은 심성론 내지 인격론의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