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선종(善終)의 비결

목운 2025. 5. 2. 05:53

여섯 살에 4.19, 일곱 살에 5.16이 있었지만 그때 내가 있었다는 기억이나 어떻게 생활했는지 하는 기억이 전혀 없다. 심지어 열일곱 살에 유신 쿠데타와 같은 역사적 사건이 있었지만 관심 가진 바 없다.

과거 체험은 먼 과거일수록 꿈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심지어 다섯 살 이전에 골목에서 자전거에 치어 머리에 뚜렷한 상흔이 있지만 그에 대한 아무런 기억이 없다. 나라는 의식을 아상이라 하는데 그것은 뒤늦게 반복을 통해 학습되고 축적된 것 같다.

마음의 평온, 나아가 생사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되어 좋은 최후를 맞이하려는 것도 욕심이긴 한데 지금 가장 바람직한 소망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닐곱 살 때와 같은 마음 상태가 되면 될 것 같다. 의지하는 말씀으로는 맹자의 적자지심 가르침이다.

내 예닐곱 살 때를 생각하면 전심법요의, 구하는 바도 집착하는 바도 없는 무심의 상태로 돌아가라는 가르침이 와닿는다. 마음이 사라지면(但自忘心) 우주와 같아진다(同於法界)고 한다.

부모미생전 완전한 침묵이자 허공이기도 한 우주 마음, 나란 것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 수정란에서 태아를 거쳐 유아기와 그다지 다르지 않은 그런 상태로 돌아가는 게 몸의 죽음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얀테의 법칙은 내가 특별하단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법칙을 연장해서 우리가 다른 존재와 다름 없다고 무심하게 본다면 선(禅)이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나라는 것, 즉 아상이 없이 살면 대자유라고 한다. 이것은 죽기 전에 죽으라는 가르침과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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