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법요 입문

배휴의 서문

목운 2020. 10. 9. 09:31

위대한 선사 희윤은 오늘날 장시성에 있는 카오안의 영산 황벽산 아래에 살았다. 그는 6조 회능 직계로 세번째이며 회해의 제자다. 유일한 최상승선인 직관적 방법은 말로 전할 수 없는 것인데 그것만을 존중하여 '한 마음'의 교의만을 가르쳤다. 가르칠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없다고 고수했는데 그것은 마음과 물질은 공하며 인과의 사슬은 움직임이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보았다. 마음은 하늘을 여행하며 티끌에 오염되지 않은 화려한 빛을 내는 태양과 같다. 궁극의 실재를 깨달은 사람에게는 오래 되거나 새로운 게 없으며 얕고 깊은 개념이란 무의미하다. 그것을 말하는 자는 설명하려 하지 않고 종파를 세우지도 않으며 그 어떤 문도 열지 않는다.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것을 논하려 하면 바로 오류에 빠질 것이다. 이것을 이해할 때만 당신이 원래의 불성과 하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그의 말씀은 단순했고 논리는 직설적이었으며 삶의 방식은 고귀했고 습관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사방에서 제자들이 높은 산처럼 스님을 우러러 보며 앞다투어 몰려왔고 그와의 만남을 통하여 궁극의 실재로 깨어났다. 그를 만나러 몰려든 군중은 언제나 한번에 천 명 이상이었다.

회창 2년(843년) 내가 종릉 관찰사로 있을 때 선사께서 살던 산에서 내려오실 때 맞이했다. 우리는 용흥사에서 머물렀는데 거기에서 나는 밤낮으로 도에 대해 질문했다. 나아가 대중 2년(849년) 내가 완릉을 관할할 때 다시 내가 머물던 곳에서 그를 모시게 되었다. 그때는 개원사에 조용히 머물렀는데 역시 그 밑에서 밤낮으로 공부했다. 그분이 떠난 후 배운 것의 겨우 1/5을 받아적을 수 있었지만 내가 배운 것을 기록했으며 그것을 가르침의 직접 전수로 여겨 애지중지 했다. 처음에 나는 내가 적은 것을 출간하기 꺼려 했지만 지금 이 소중하고 감동적인 가르침이 다음 세대에 전해지지 않고 소실되는 게 두려워 출간하기로 했다. 나는 필사본을 태주 스님과 법건 스님에게 보내 황벽산 광당사에 가져가 거기 계신 노스님들께 그들이 과거에 자주 들었던 것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았는지 보아 달라고 청하였다.

                                                                     당나라 대중 18년(858년) 10월 8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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