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내성외왕(內聖外王)을 위한 실천

목운 2020. 6. 22. 21:43

그러면 앞의 글에서 말하는 내성외왕의 구체적 실천 방법은 무엇일까요? 제가 이해하고 실천하는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유학에서 내성외왕을 말하는 뜻은 천인합일의 취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천인합일을 서양 영성의 신인합일과 같다고 보아서 신비주의 삼단계, 즉 거비정화(去非淨化), 진덕명화(進德明化), 신인합일(神人合一)의 단계를 염두에 두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탈종교, 특히 제 경우 기독교의 포기 내지 단절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 기독교는 일상생활에서 기쁨을 주지 못할 뿐더러 의식 상승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중개 없이 예수를 스승으로 생각하며 가르침의 진수를 따르고자 합니다. 그 길에서 마태복음 16:24절에 잘 표현되어 있듯이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인데 이것은 신비주의 삼단계 가운데 거비정화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이 완전한 투명성의 구현입니다. 이것은 중용의 성(誠)을 실천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중용은, 하늘은 완전히 투명하니 인간도 완전히 솔직하고 숨기는 게 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곳을 경계하며 들리지 않는 바를 두려워하라고 합니다(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특별히 선의의 거짓말도 하지 않으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 다음 실천사항이 매일 정좌(靜坐)하는 것인데 이것은 유교 실천의 핵심인 윤집궐중의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매일 아침 한 시간을 내어 정좌하면서 제 의지를 하늘에 내맡기는 노력을 합니다. 인간 의지의 포기로써 피조물 그 어느것에도 집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각을 끊고 우주 의식이 내 의식을 지배하도록 하는 것, 달리 말하면 신 의식이 내 의식이 되는 것 또는 신 의식과 내 의식이 일치하도록 하는 것, 즉 신인합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일상 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모든 걸림 또는 스트레스에 대해 제 안에서 원인을 찾아 내버리는 일을 합니다. 이 일은 유교의 반구저기(反求諸己)의 실천이자 부정적 감정의 내버림이어서 결국 모든 집착의 포기(放下着)에 통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영적 독서(Lectio Divina)는 모든 신비주의의 기초적 작업이기도 합니다. 경전 또는 경전급 독서를 쉬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동학(同學)들과 모여서 함께 읽고 체험을 나누는 일도 필요합니다. 한 달에 두 번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워낙 이익을 위해 짜여져 있기 때문에 내성외왕의 공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기 쉽습니다. 그러니 같은 지향을 가진 사람들과 꾸준히 교류를 가지고 학습 내용을 공유하는 것은 공부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공부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 즉 스트레스거리, 감사거리 및 명상에서 얻어지는 영감 등을 꾸준히 적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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