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금강경 사구게

목운 2023. 12. 8. 17:02

오늘은 금강경 사구게를 제 나름으로 고쳐 봤습니다. 제 블로그가 여러 교재를 다루고 있지만 가장 많이 의존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그것은 동서 신비 영성의 공통점을 그대로 포용하고 보존하면서도 현대 과학과 영성 용어로 공부 요령을 잘 풀어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편지는 공부에 저해되는 기존 종교의 교조나 불필요한 교리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금강경 핵심 요점을 가리키는 네 구절은 사실상 수천 년간 동아시아 정신의 바탕이었기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발군의 영향력을 떨치는 원동력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1929년에 우리나라를 두고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조선,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고 했습니다. 한편 금강경의 뿌리는 인도 정신에 있고 저도 중국 학자 뚜웨이밍의 말대로 오늘날 세계는 인도 정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봅니다.

각설하고 첫째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개념, 이미지와 세상에 겉으로 드러난 것들은 마치 허깨비와 같으니 그것들이 실체가 아님을 보면 [신성 또는 참나 또는] 여래를 만날 것이다(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則見如來)."

두 번째는 "무슨 일이든 색깔이나 소리, 냄새, 맛에 기인한 생각에 따르지 않고 아주 원초적인, 그러니까 기존의 사고틀과 감정 습관을 내버리고 갓난아이와 같은 정신으로 살 때 지상 천국을 누릴 것이다. 이목구비는 모두 우릴 묶고 가두는 질곡에 다름 아니다.(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味觸法生心 應無所住 而生其心)."

세 번째는 두 번째 말씀과 같은 맥락입니다. 즉 "색깔이나 소리처럼 가시 세계에서 나온 정보나 개념으로써 [신성이나 참나 또는] 부처를 만나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제가 보기에 마지막 구절도 사실상 같은 맥락의 말씀입니다. 즉 "세상 모든 것이 허깨비나 환각과 같은 것이니 실제 그렇게 보일 때까지 노력하여 깨닫고 나서 신성에 참여한다면 무한한 성취와 복락을 선물로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완전한 자유이자 지금 여기서 시작되고 체험하는 천국에 다름 아니다(一切有為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