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곧 나올 책 소개

목운 2022. 4. 16. 09:39

말로 하면 이미 진리에서 어긋난다는 게 전심법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전심법요도 쓰기는 제자인 배휴가 썼지만 황벽선사께서 말로 하신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길을 찾지만 아직 헤매는 사람에게 지도라도 그려주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목적지까지 다녀오신 분들이 남긴 지도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습니다.

필자도 길을 찾는 사람으로서 그런 지도들을 살펴보고 비교분석하는 일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보고한다는 뜻으로 쓴 것입니다. 여기서 목적지는 존재의 근원을 만나는 일이고 길의 이름은 신비가들의 길입니다.

신비주의 전통은 각 문화마다 존재하는데 기본적으로 제사장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직접 존재의 근원과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필자는 민주정과 정보혁명이 지배할 세 번째 밀레니엄에는 이 노선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봅니다.

존재의 근원과 만나는 일을 깨달음이라 할 수 있는데 고금동서 신비주의 노선을 들여다볼 때 거기에 이르는 방법이 모두 대동소이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즉 깨달음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에고(생멸심, 小我, 마음)를 초월하면 참나(진여심, 眞我, 한마음)가 비추면서 이승에서부터 천국과 같은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천국과 같은 삶은 무루지의 삶 또는 비이원성의 삶으로도 불립니다. 그때 고통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필자는 그러한 가르침을 실천하고 글을 남긴 세 분의 스승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당나라 말기 이고 선생으로서 동아시아 사상의 정수(精髓)인 신유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선생이 지은 ‘복성서’는 대승기신론의 정신을 4서3경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세 기독교의 대학자로서 신플라톤주의를 학문적으로 계승하고 실천했던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입니다. 이 분이 지은 ‘훈화’는 그리스도의 말씀인 마태복음 16장 24절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설명한 것입니다. 세 번째는 최근세에 미국에서 성공한 정신치료사로서 베스트셀러 의식혁명을 지은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입니다. 이분의 저서 ‘놓아버리기’는 가장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노선에 따라 써진, 깨달음을 위한 지침서입니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 전제되어야 할 것은, 근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와 같은 하근기는 최장 9천일을 실천하겠다는 굳은 결의와, 철저하고도 완전하게 투명한 삶을 살겠다는 결심입니다. 그렇게 결단했다면 매일 10분 이상 명상하고 수준 높은 수행서를 읽으면서 끊임없이 ‘놓아버리기’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놓아버리는 기존 수행의 자아성찰 이상의 효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은 제사장과 조직의 권위에 의존하는 기성 종교를 벗어나 직접 존재의 근원과 만나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그것을 증언하기 위해 책을 썼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승에서의 행복한 삶은 물론 편안한 임종과 임종후 대책으로 가장 상책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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