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을 가진다. 유튜브에서 경허스님에 대해 다루는 걸 봤다. 알고보니 한겨레가 이미 다루긴 했다. 놀라운 사실은 경허스님이 전봉준 장군의 처남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동학에 깊이 관여하셨고 전장군 시신을 수습하신 정황 증거가 많다.
더 놀라운 사실은 스님의 대자대비심을 입증하는 일이 바로 문둥병 여자를 자신의 처자처럼 돌보셨고 그 인연인지 몰라도 문둥병자 마을에서 치유를 위해 오래 애쓰시다 피부병에도 걸리셨다는 것이다. 한편 참된 자비행은 진여를 깨달은 자만이 할 수 있다고 본다.
완전한 깨달음이란 근본적으로 나와 남의 이분법이 사라져 참말로 이웃이 내 몸으로 여겨지는 경지라는 것이다. 나처럼 대충 머리로 깨달은 자는 결코 문둥병자가 내 몸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자비행이 그 정도가 아니라면 보이기 위한 연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인의 경지도 마찬가지다. 어찌 황급히 움직이다 걸려 넘어지는 순간에도 인에 일치한 행을 할 수 있을까? 이미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한 자만이 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안회가 성인인 것이지 경전 암기로 성인이 되는 게 아니다.
마지막에 덧붙인다면 경허스님도 유교와 노장에 능통하셨다는 것이다. 이 땅에서 제대로 공부한 도인이라면 율곡 선생, 남명 선생들처럼 모두 유불선을 회통하신 분이란 걸 확인한다. 한문에 조예가 있으면서 유불선을 골고루 익히지 않았다면 주류를 좇는 편벽한 소인으로 의심할 수 있다.
추신 : 스님의 의식지수를 측정 의뢰했더니 600대 후반으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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