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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극복

비번이어서 괜찮은 영화를 찾다가 '인 디 아일(in the aisles)'이라는 독일 영화를 봤습니다. 제게는 두 가지가 인상 깊었습니다. 첫째는 전세계적인 현상인데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제3세계화의 질곡에 빠진, 빈곤선 상의 인민들은 어디든 똑같다는 것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주로 동독 출신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영화 기생충과도 맥이 닿습니다. 경제적으로 저 인민들은 강고한 시스템에서 기계 부속품처럼 자유를 못 누리는 게 감옥생활이나 다름없다는 느낌입니다. '인 디 아일'에서는 버티다 못한 부르노가 자살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지만 기생충에서는 폭발적 파국으로 끝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생충의 파국은 매우 한국적이라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로 언급하고 ..

단상 2019.06.20

삼위일체와 성자성(聖子性)

이 블로그가 소개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편지'는 그리스도교 영성에서 발전된 모습을 띠고 있지만 삼위일체 교리를 부인합니다. 삼위일체에 대한 설명을 보면 도저히 이성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는 점에서 얼마나 실익이 있는 교리인지 하는 의문은 충분히 가질 만합니다. 하지만 이 가르침을 시적 표현이나 신비적 표현으로 보면 상당히 높은 의식수준 또는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고 인정할 부분도 있습니다. 요컨대 우리들도 그리스도처럼 신의 아들이라는 점은 동서 영성 모두 인정합니다(우리나라를 위시한 동아시아에서는 인간을 하느님의 자손[天孫]이라 하지요). 아들 하느님, 즉 성자(聖子)는 아버지 하느님(聖父)과 구별되지만 하나인 신이기도 하다는 게 삼위일체 교리이므로 그 깊은 뜻을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신나이' 1권의..

하화중생을 위한 과학적 대안

기독교란 내 초기 제자들과 안티옥 수임 이후의 바울이 유대인들을 최대한 한데 뭉치게 하고 이방의 개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종교다... 너희 영적 발전은 오로지 존재의 법칙과 에 대한 한층 더 깊은 인식과 이해로부터만 일어날 수 있다. 인류는 자신의 영적 근원을 알지 못함으로 해서 끊임없는 전쟁에 시달리고 인간 의식을 바닥으로 끌어내려서 온갖 고난을 낳는 근원인 지상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너희가 배운, 혹은 전통이 전해준 그릇된 믿음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 실로 '있는 그대로의 진실'에 대한 깨달음과 새로운 인식을 쌓을 수 있도록 을 이해가능한 현대 언어로 너희에게 전하기 위해 있다. (그리스도의 편지, 270~271쪽) -- 저처럼 소년기에 기독교를 받아들이신 분들은 기..

소원을 이루는 방법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는 '원한다(wanting)'는 기도를 하지 말라고 합니다. 원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현재 결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당장 이뤄지지 않습니다. 즉 현재 이뤄지지 않고 미래 어느 시점에 막연히 이뤄지기를 현재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는 상태가 됩니다. 대부분 우리의 기도, 그리고 우리의 상태가 그렇지 않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하나요? 대개는 믿는다고 기도합니다. 물론 구하고 청하고 두드리면 반드시 이뤄진다고 했으니 이것도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이뤄진다는 것을 체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믿는 것보다 더 강력한 것은 아는(knowing) 것입니다. 아는 것은 어떤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하며 그보다 조금 못한 것으로 내 체험을 종합해보니 마치 법칙처럼 ..

부자, 걱정 없음과 삶의 목표

어제 글은, 매일 명상을 위해 바치는 기도와 지상 천국 회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을 보면 (1)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채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2) 치유와 해결을 필요로 하는 모든 치유와 문제 해결이 이뤄진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여러분은 믿습니까? 아니면 이미 알고 있습니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은 이미 뼛속 깊이 새겨져 아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 필요가 없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저는 환갑 넘는 삶을 살면서 '제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채워졌음'을 압니다. 제가 바라는 것 이상으로 채워진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다음에, 지금 순간까지 적절한 때에 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고 필요한 치유가 일어났음을 알고 있습니다. 신에 ..

오직 하나 필요한 것

우선 명상기도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당신은 제가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며 제 가장 숭고한 영감이십니다." 다음에 세부규칙 해설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신 의식과 결합함으로써 치유와 해답을 구하는 모든 문제가 적절히 치유되고 해결될 것임을 안다." 매일 읽고 기도를 바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기도 지향이 오직 신 의식과 합치하고자 하는 데 있고 또 신 의식에 완전한 신뢰가 있다면 따로 구할 게 있습니까? 부자의 정의를 제대로 내린다면, 즉 '많이 소유한 자'가 아니라 '필요한 모든 것이 이뤄지는 자'가 부자라고 본다면 우리는 믿는 바대로 이미 부자입니다. 다음에 또 다시 신 의식을 완전히 신뢰한다면 걱정을 할 이유가 있습니까? '치유와 해답을 구하는 모든 문제가 적절히 치유되고 해결될 것임을 아는데'..

수행의 기초로서의 독서

오늘은 제가 번역중인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에서 우리가 잘 모르거나 간과하는 사실을 하나 소개합니다. 일단 옮깁니다. "그리스도교적 명상이나 관상적 기도를 하고 싶다면 독서(lectio)로 시작하시라. 독서는 신께서 택하신 곳으로 당신을 이끄시도록 당신을 열어준다. 기도, 명상 및 관상(觀想)은 정확히 이 수행(lectio)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신비적 삶에서 강력한 수련인 것이다. 침묵의 훈련으로서 명상과 관상은 그리스도의 신비로 들어가는 당신의 여정에서 끝까지 함께할 집으로 작용한다. 반면 독서는 그 집이 지어지는 기초다." -- 필자는 reading을 쓰지 않고 라틴어 lectio를 씁니다. lectio는 Lectio Divina를 줄인 말로 '거룩한 독서' 또는 '영적 독서'라고 흔히 말합니다. 그러니..

그리스도도 일시적 수단임

아무도 해당 구절을 알려주지 않으시기에 제가 찾았습니다. 일곱 번째 편지 425쪽과 455쪽에서 두 번 거론되고 있습니다. 즉 "영적 버팀목으로서 다른 존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자신을 약화시키는 일이므로 나에게 의지하는 것조차도 일시적 수단으로만 여겨야 한다. 이런 이유로 나는 너희로 하여금 너희 진정한 후원자이자 대들보인 은 평형상태의 우주의식이라는 전능한 차원에서 직접 오는 것임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 기록자를 통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425쪽)" 이것은 바이블 말씀과도 조응합니다. 즉 바이블에서는 우리가 그리스도가 하신 일 이상을 할 수 있다고 써 있죠! 혹시 해당 구절을 찾아 주실 분 계시나요? 다음에 455쪽에서는 "내 그리스도 의식이 항상 너희와 함께하고 있어서 너희가 원하기만 하면 즉..

깨달음의 요체

공부를 하되 나중엔 그리스도도 버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하는 대목이 '그리스도의 편지'에 있습니다. 다름 아니라 이미 그러고 계시겠지만 제가 덧붙이는 말들도 참고만 하실 뿐 의지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탈종교-탈기독교를 실천하는 제가 의지하는 텍스트는 '편지'를 기둥으로 하여 성공회 신도였던 데이비드 호킨스, 로마 가톨릭 교도였던 닐 도널드 월쉬, 그리고 기독교적 영성에서 나온 '기적 수업'에 더하여 불교와 유교 가르침입니다. 오늘은 호킨스 박사의 365일 묵상집에서 공부에 무척 도움이 된다는 느낌이 들어 말씀을 옮겨볼까 합니다. "진리나 깨달음이 찾아내거나 구하거나 얻어내거나 획득하거나 소유할 무엇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는 게 좋습니다. '영원한 현존'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며 그것은 깨달음에 방해되..

공부의 핵심 요점

1년전 오늘 글인데 함께 복습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올립니다. 여기에 하나 보탠다면 세상 속에서의 조건 없는 사랑 실천입니다. '내가 교회를 등질 마음이 없는데 왜 이단이냐?'라고 항변했던 마이스터 에카르트는 오늘날까지 로마 교회로부터 완전히 복권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가장 많이 인용되는 신학자이자 영성가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의 말 하나 인용합니다. "'누구든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마태 16:24)' 모든 것은 여기에 달려 있다.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돌려라.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그곳에서 자기 자신을 너로부터 놓아보내라. 이것이 가장 올바른 것이다. (영성지도 10쪽)" 여기서 '부인'은 원문에는 잊음(forget)으로 되어 있고 1968년 최익철 님 번역판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