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환상

에크하르트와 신비주의

단상

다음 달에는 에크하르트와 기본소득을 붙들고 지내고자 책을 주문했습니다. 에크하르트는 그리스도교 신비주의의 태두로서 독일 기독교 특히 루터에게까지 심대한 영향을 끼친 학자입니다. 

로마 기독교가 그를 거의 파문한 것은 세속화한 교황이 벌인 왕권과 경제권력을 둘러싼 갈등의 희생양이기도 하였지만 당신 독일 동부에 퍼진 베귄이라 불린 여성 수도자들의 신비주의적 영성을 억누르려 한 때문입니다. 

동아시아에서 선불교와 나중에 정통 유교에 반기를 든 것으로 간주된 양명학 등이 흔히 배척받은 이유와 맥을 같이 한다고 저는 봅니다. 즉 신비가들은 결코 윤리적 규제를 통해 세속 기득권을 지키려는 자들을 타도하려는 게 아님에도 수구들은 이들을 항상 위협으로 느끼는 것 같습니다.

성서적으로 얘기하면 그리스도가 모든 계명이 '신애'와 '인인애' 두가지에 다 들어간다고 하니 '그럼 너 십계명 부정하는 반역자야'라고 단죄하는 맥락과 같습니다. 하지만 신비가들에게는 궁극의 실체와 하나 되는 일이 너무 중하기 때문에 '지계'의 문제는 사소할 뿐 아니라 그냥 저절로 지켜지는 것입니다. 

에크하르트의 진정성은 당대에는 토마스 아퀴나스와 대등한 학문적 대우를 받았을 뿐 아니라 오늘날 기독교계에서 아퀴나스보다 더 친근한 대접을 받는 사실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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