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법요 입문

에고 소멸과 명상

목운 2020. 6. 30. 15:03

명상이 에고소멸의 첩경임을 말해주는 구절이라 공유합니다. 제가 사숙하는 이고 선생은 신유학의 비조이자 선불교 전통을 그대로 계승한 분입니다.

선불교라 하면 혜능으로 대표되는 중국 불교를 말하며 임제와 황벽에 이르기까지 그 전통이 잘 보존되어 있어 제가 자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고 선생은 이 선불교 계보 속에 있는 유엄선사에게 깨달음을 인증받았습니다.

배휴가 그 법어를 받아 적은 전심법요에서 황벽선사는 앞날을 생각하거나 과거를 곱씹지(思前慮後) 말라고 했으며 이고 선생은 이를 받아 모든 생각을 끊으라고(弗慮弗思) 하였습니다.

요컨대 깨달음의 첩경은 생각을 끊음으로써 일이 생기면 관여하지만 일이 없을 땐 무념의 상태이기도 한 아이의 심사(赤子之心)가 되라는 것인데 이는 동아시아에서 대인이나 성인을 표상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세상의 모든 프로그램이기도 한 생각을 끊는 일은 바로 에고를 끊는 일이기도 하며 마태복음 16:24에서 말하는 자기를 부인하는(또는 끊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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