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개혁과 동양 영성

목운 2018. 4. 21. 06:15

세상과 싸우는 이는 소크라테스가 설파한 동굴의 우화를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자와 싸우다보면 지치기 쉽고 분노에 싸여 스스로 병들기 쉽습니다. 더구나 증상과 싸우는 게 되어 잘 개선되지도 않습니다. 그림자를 비추는 실체를 찾아 치유의 손길을 뻗어야 합니다. 그 가장 좋은 길이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수신제가 후 치국평천하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신제가의 핵은 바로 경(敬)이요 성(誠)입니다. 성(誠)이란 완전한 투명성이고 완전히 투명하기 때문에 경외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경(敬)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반드시 홀로 내면으로 들어가는 시간을 매일 가져야 한다는 것이 우리 조상의 가르침입니다. 이것만 잘 해도 제가(齊家)는 바로 된다는 것이 제 체험입니다. 나라를 다스리고 세상을 평화롭게 하는 것을 위해서는 이미 훌륭한 지도자를 가져봤기 때문에 그들을 본받으면 된다고 봅니다.

오늘날 높은 스펙의 사람들이 부패하고 강자에게 부역하는 시시한 인생을 사는 것은 최치원에서 조식 선생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이 땅의 최고 지성인들이 실천한 이러한 공부를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엊그제 인용한 글에서 칼 융은 진단하길 “인간은 영혼의 갈증이 채워지지 않으면 결국 가장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서구인들을 병들게 한 요인인데 이러한 탐욕이 온 세상을 오염시킬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시한 대안이 마하라쉬로 상징되는 동양 영성의 실천입니다. 동양 영성 실천의 핵심이 바로 명상입니다. 이 처방은 천 년 전에 복성서도 반복하고 있는데 거기에 따르면 명상이란 불사불려(弗慮弗思)이고 마하리쉬는 마음을 없애면 생각이 없어진다고 해서 결국 동양 정신은 모두 같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생까지 치룬 공부에 따라 자신이 화약인지 숯인지 젖은 석탄인지 파악해서 거기에 맞는 방편을 찾아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면 됩니다. 

한 사람이라도 깨달음을 향해 진전하고 그런 군자가 많이 나와서 그들이 현대 조직의 리더가 되면 바로 세상이 평화롭게 된다(平天下)고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전파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개혁의 대열에 참가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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