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아상 닦기와 불퇴위

목운 2018. 12. 5. 10:04
20년도 전에 불교 수행서로 백성욱 선생 법어집인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접했습니다. 지식을 많이 늘리고 체험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그때 배운 단순한 노하우를 야무지게 실천했다면 다 필요 없는 것들 아니었나 하는 깨침이 생깁니다. 게다가 지금쯤 엄청 괜찮은 삶을 살고 있으리란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저 잘난 마음을 닦으면 남이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상(我相)은 스스로 못났다고 해야 닦이지 잘났다고 하면 닦을 수가 없다." 비유해 말하자면 '골골 80 산다'는 예에서 보듯 참으로 건강이 형편없다고 인정하면 80이상 될 때까지 조심하고 또 조심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 체험상 바닥 체험이란 내 잘난 맛에 내 멋대로 살다가, 나라는 인간이 '참으로 멍청하고 추하다'는 것을 뼛속 깊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체험입니다. 그래서 차마 세세히 말로 할 수가 없는 그런 체험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짓을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게 타성에 젖습니다.

그러니 24시간 철저히 신 의식(근원)만을 바라본다는 근본 결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 성령 체험 또는 참나 체험이 필요합니다. 참나 체험이란 홀로 고요히 앉아 '다 모른다'는 자세로 있을 때 느껴지는 평화와 은은한 기쁨 외에 다른 것이 아닙니다. 대승기신론은 이 경지를 불퇴위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뒤로 가지 않겠다는 결단이라 생각합니다! 자유의지가 의미를 지니는 것도 이 지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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