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극기복례와 명상

목운 2018. 5. 2. 07:49

불교와 기독교도 그렇지만 높은 정신에서 나온 가르침이 세속권력의 존립 근거로 쓰이는 순간 그 깊은 맛을 잃어버리고 속물적인 것이 됩니다. 극기복례란 말도 저속화하고 상투적인 게 되어서 몸을 괴롭히는 일에까지 쓰이지만 그 본 뜻을 제대로 일러 주는 이가 드뭅니다.


제가 파악하는 한 극기복례는 성리학의 비조라 할 수 있는 이고 선생의 복성서가 압축 요약한 바 멸정복성과 대동소이한 말입니다. 즉 에고(情)를 소멸하여 참나(性)로 돌아갈 때 비로소 인간은 우리 존재의 근원을 올바로 공경하게 되고 당연히 고통이 그치고 참된 복락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예란 천리이고(탄허록 133쪽) 천리라 함은 바로 하늘의 명이 들어 있는 성(性)과 다르지 않습니다. 칠정 가운데도 부정적인 것들은 시기심, 앙심, 험담 등인데 이것을 더 압축해 놓은 말이 불교의 삼독입니다. 즉 성내는 마음과 탐내고 애갈하는 마음, 그리고 진리에 무지한 것, 다른 말로 탐진치입니다.


그런데 삼독을 멸하는 일은 소아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므로 신성의 도움을 얻으려는 방편이 명상과 기도입니다. 깊은 침묵과 고요 속에서 에고가 내는 생각을 끊어버릴 때 비로소 하늘의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침묵 속에서 신령한 직감의 안내를 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모세가 산 위에서 답을 얻은 것도 바로 이 방편이고 그리스도 역시 수시로 산에서 홀로 명상하셨습니다.


현대 과학에서도 생각에 에너지가 있으며 억누르거나 숨긴 감정 속에 수많은 부정적 생각이 녹아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찾아서 내려놓지 않으면 병이나 갈등, 불화 등으로 언젠가는 반드시 밖으로 튀어나온다고 봅니다. 그러니 명상은 스트레스와 질병의 치유와 예방, 인간관계의 개선, 나아가 임종시 최적의 상태에서 확신을 가지고 죽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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