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편지

그리스도 제자되기와 보살론

목운 2021. 3. 18. 06:09

“너희 삶의 진정한 목적은, ‘너희가 창조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느끼는 그것’에 생각과 느낌으로 가닿아 깨닫기를 끊임없이 간구함으로써 에고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얻는 것이다. 그것이, ‘신성’을 만나고 에고의 동력을 끊임없이 씻어냄으로써 앞으로 나아가는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이하기 위하여 밟아야 하는 첫걸음이다. 그리하여 너희 영혼이 태어나 개체성을 얻었던 바로 그 ‘천국의 상태’로 다시 들어가게 될 것이다.” (361쪽)

제가 여러 번 썼지만 우리 책은 공관 복음이 말하는 그리스도를 따르기 위한 전제 조건, 즉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는” 일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 짧은 식견과 얕은 공부로써 읽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강론도 이 주제를 천착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천주교 생활 40년 가까이 했던 체험을 더해 얻은 결론은 교회 출석하는 것보다 위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적 생활을 하는,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창조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느껴지는’ 그 무엇을 교회는 하느님이라고 하지만 교회에서 만나는 사람과 예식, 듣는 말들에 부지불식간에 동화되다 보면 거의 언제나 본질을 놓치게 됩니다. 진짜 실천해야 하는 핵심이 무엇이냐에 대한 답이 위에 있다는 말씀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즉 신성에 가닿아 깨닫기 위해서는 사람 많은 곳에 출석하는 것보다 홀로 독서하며 앉아 있는 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우주의 생성 원리, 생명 창조와 진화의 원리 등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동하며 왜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가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가지는 게 필요합니다. 즉 인간이란 신 의식에서 나왔는데 왜 에고를 가지게 되었으며 그것은 좁은 시야를 가지고 자신의 생존에만 충실하도록 생겨먹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오작동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얻기까지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노력하면 어떤 영성이나 종교에서든 말하는 천국의 상태에 점진적으로 가까이 가게 되며 그 상태는 바로 우리가 나온 상태이기도 하기 때문에 거기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앞글에 있지만 반복해 보겠습니다. “우주의식은 찬란히 빛나는 환희이자 충만이며 행복인데 그것이 바로 우리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천국입니다. 바로 그 초월적 존재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바로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며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그에 대한 깊은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깊은 열망을 성취하도록 돕기 위해 2천 년 전에 왔던 위대한 성자 그리스도는 다른 선지자들과 함께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 도움을 주려는 열망을 가지고 애쓰고 계신다는 것이 제가 아는 보살론의 가르침이면서 기독교에 보존돼 있는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저도 동의하는 바지만 일부 학자들은 그리스도를 포함한 선지자들을 보살로 보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