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근본 결단

목운 2018. 2. 17. 02:03

동양학 권위자이신 이기동 선생의 중용 강의를 유튜브로 들었습니다. 요컨대 중용은 소위 하늘나라 패러다임으로 사는 법에 대한 말씀입니다. 우리 문화에서 하늘은 기독교의 하느님이나 하늘나라를 지칭합니다. 그 대척점에 땅의 패러다임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영성 내지 종교는 방편적으로 신-인간, 하늘-땅, 참나-에고의 이원적 설명 체계를 가집니다. 제가 볼 때 중용의 하늘 패러다임은 기독교의 천국에 대한 설명과 일치합니다. 천국 패러다임은 지금 여기에서부터 우리 안의 참나를 최대한 구현해 나감으로써 신인합일의 삶을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기독교와 유교가 실패하는 지점은 그것이 세상 운영 내지 적응 수단으로 작동하는 데 그치는 경우입니다. 즉 끝까지 밀어붙여 진짜 군자나 성인이 되는 데까지 가야 하는데 대부분 적당한 선에서 타협합니다. 그럴 때 지적 에고나 영적 에고가 발동하여 결국 우상 숭배에 복무하게 됩니다. 서양의 제국주의적 정복과 우리나라의 혈족주의 내지 땅의 숭배가 그것입니다.


그러니 조속히 내면에 존재하는 하늘 나라를 내게서 완전히 구현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일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결국 세상에 대한 애착을 끊는 일이 필요하고 동시에 압도적인 기쁨과 다음 생으로 넘어갈 자신감이 생긴다고 봅니다. 이것이 근본 결단인데 세 가지 재앙(손재수, 깊은 병, 이별수)을 만나기 전에 할 수 있다면 참으로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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