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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가난과 참된 풍요

어제 페이스북 글에 고교 선배가 달아주신 댓글이 계기가 되어 올려 봅니다. 진정한 풍요가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지'임은 신을 생각하면 이해됩니다. 저는 '신과 나눈 이야기'라는 책에서 개념을 잡았습니다. 즉 신에게 부족은 없고 당연히 신은 피조물에게서 경배와 복종은 물론 아무것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우리 존재의 사명이 '신이 되는 데'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참된 풍요가 완전한 무집착에 통한다는 것까지 이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제 경우 이 시간까지 신께서 모든 필요를 채워주셨고 더할 나위 없이 완벽히 돌봐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고 비유컨대 지금은 입사 초기라 역량이 부족할 뿐 앞으로 은혜를 입어 진급하면 회장이신 신의 100% 대리인이자 사자(使者)가 될 것이기 때문에 완벽히 풍요합니다. 어쩌..

마음의 가난과 존재양식

산상수훈의 청빈에 대해 가장 과격한 논지를 편 사람이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일 겁니다. 무소유 실천을 드러나게 하는 사람은 장사꾼이라고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요컨대 가난에 대한 에카르트의 정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며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사람'입니다('에리히 프롬과 현대성', 219쪽). 위에 인용한 책에 따르면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에크하르트의 청빈 사상을 계승하여 현대의 실생활에 적용코자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란 자신의 욕망을 극복하고 자아를 초월하여 신에 대한 갈망이라든지 지식에 대한 욕망 따위가 없는 사람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노자와 완전히 연결된다고 봅니다. 도덕경 10장은 나라를 다스릴 만한 성인이라면 '무위'뿐 아니라 '무지'할 수 있냐고..

명상과 에고 버리기

의식 향상 또는 깨달음으로 가는 도구로서 명상과 더불어 요구되는 것이 탐진치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오만 가지 생각이 나오는 원천이자 에고를 구성하는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불교나 기독교는 그냥 교단에 출석하는 것으로 때우고 손에 잡히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일찌기 이고 선생은 에고로 에고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요컨대 초월적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제 생각엔, 구세에 메시아가 필요하다는 사상은 바로 이 초월적 도움 없이 세상구제는 물론 극기복례도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개개인이 소아 또는 에고를 극복해서 내면에 천국을 건설할 때만 세상 구원이 시작될 것입니다. 탐진치를 없애는 손에 잡히는 방법으로 제가 발견한 것이 스티븐 데이비스의 '..

지복에 이르는 길

제가 칠순을 기념하여 책 하나 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왜 칠순이냐 하면 책 내용을 실천으로 입증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간 의식이 진화해서 언제나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비법은 이미 다 알려져 있습니다. 궁극의 진리 가운데 숨겨진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스승들 말씀입니다. 숨겨진 무엇이 있고 비법이 따로 있는 듯 말하거나 교단 또는 누군가에게 지속적으로 의존하게 하는 것은 모두 영업용이자 거짓입니다.제가 파악한 요점은 참된 자신(참나라 하겠습니다)이 마음껏 드러나 신의 대리인으로 사는 것입니다. 기독교는 이것을 하느님의 종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참나가 드러나는 것을 막는 것이 있는데 (참나에 대응하는 말로) 소아(小我) 또는 에고(작은 마음이라고도 합니다)가 그것입니다. ..

단상 2018.12.23

명상의 주 목적

명상에 대한 접근도 다른 모든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즉 단숨에 대박을 바라면 안됩니다. "명상의 주목적은 내면 삶을 의식하고 친숙해지는 데 있다. (마하라지)"고 합니다. 그런데 초기 조건의 민감성 원칙에 따르면 이것을 실천하는 삶과 하지 않는 삶은 인생 말년에 이르면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지 싶습니다. 제가 반면 교사로서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20년 전은커녕 10년 전에만이라도 시작했더라면 지금 훨씬 더 좋은 삶을 살고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새는 이승의 출구대책겸 하루 최소 10분 이상, 보통 평균 30분 정도 매일 실천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이 질서잡혀가고 있고 주변 사정은 모든 면에서 매일매일 좋아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나에 대해 기분좋아지고 있습니다.제가 ..

진정한 신분 상승

우리는 누구에게나 존재의 고양 욕구, 즉 높아지고자 하는 깊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존재는 혼백육으로 되어 있습니다. 육을 버리면 혼은 올라가고 백은 흩어진다고 하니 백이란 기백(氣魄)이란 말의 쓰임새에서 유추컨대 육을 유지 운영케 하는 에너지 또는 혼과 육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합니다. 혼의 상승을 연구 탐구하고 훈련할 때까지는 그저 백과 육 차원에서 상승을 꾀하게 되는데 바로 신분 상승의 추구입니다. 이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이들은, 역사책에서 보고 오늘날 고시 붙은 사람들의 행태에서 보듯 고작해야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전체 공동체를 해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백과 육이 흩어진 후에도 무언가 분간하고 결정할 주체로서의 혼이 상승하는 일에 일찌기 입문하여 상당한 수준에 이르면 백과 육..

단상 2018.12.16

만트라와 화살기도

제가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은 의식이 크게 도약해서 세상 것에서 벗어나고 모든 것이 하나임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러고나면 오직 신적 사랑, 즉 조건 없는 사랑(바로 신 자체)이 저라는 도구를 거쳐 세상으로 비추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문제의 해결과 온갖 치유를 덤으로 얻는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거기까지 가는 데 필요한 학습과 실천 가운데 효과 있는 것을 배우고 전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 일에서는 끝까지 한두 가지 단순한 일을 철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은 대충하고 중간에 그만두었기 때문입니다. 백성욱 선생 가르침을 한 가지 더 거론하면 부정적인 생각을 알아차리고 버리는 방법이 있는데, 떠오르는 생각 생각마다 '미륵존여래불'을 외면서 버리는 것입니다.강렬하..

아상 닦기와 불퇴위

20년도 전에 불교 수행서로 백성욱 선생 법어집인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접했습니다. 지식을 많이 늘리고 체험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그때 배운 단순한 노하우를 야무지게 실천했다면 다 필요 없는 것들 아니었나 하는 깨침이 생깁니다. 게다가 지금쯤 엄청 괜찮은 삶을 살고 있으리란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저 잘난 마음을 닦으면 남이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상(我相)은 스스로 못났다고 해야 닦이지 잘났다고 하면 닦을 수가 없다." 비유해 말하자면 '골골 80 산다'는 예에서 보듯 참으로 건강이 형편없다고 인정하면 80이상 될 때까지 조심하고 또 조심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 체험상 바닥 체험..

불려불사와 지금 여기

'선의 황금시대' 소개할 때 거론했지만 복성서를 지은 이고 선생은 황벽 선사와 같은 시대를 사셨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복성서는 유불선의 핵심 영성을 통합해서 공부의 요점을 더 이상 잘 정리할 수 없다 싶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요점을 네 자로 말하라면 중편 첫머리에 나오는 불려불사(弗慮弗思)입니다. 우리 생각이란 것을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나 구름처럼 무심하게 볼 수 있으면 에고가 생기지 않는다(弗慮弗思 情則不生)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심법요'를 복습하다가 그 주석이 되고도 남을 말씀을 발견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옮깁니다. "그저 마음을 쉬면 고요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나아가 미래를 생각하거나 과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但知息心即休 更不用思前慮後)." 아주 간단히 말하면 우리 삶이란 과거..

복성서 2018.12.01

꿈 얘기와 관음 설화

지난 밤 꿈에서 전 직장에 있었는데 사무실 두어 곳이 먼지가 풀석이고 폐기 기간 지난 서류가 가득한 모습과 치워지지 않은 오물이 덕지덕지한 화장실을 봤습니다. 누군가에게 우리 이거 다 태워버립시다고 말했습니다.이곳에 몇 번 소개했지만 관음경 설화를 보면 경전을 읽는 동기는 누구에게나 같다고 생각됩니다. 예쁜 처녀와 결혼하기 위해 관음경 읽기에 도전하는 20명의 청년은 삶에서 치유와 문제해결을 바라서 절이나 교회에 가는 우리 모습입니다.하지만 설화가 제시하는 답은 경전의 가르침을 체험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처녀와 결혼을 허락받은 청년에게는 빈 풍경만이 제시됩니다. 가르침을 체험한 자가 결혼하러 가는 설정이 모순되긴 하지만 결론은 그렇습니다. 아마 호기심 가득한 독자를 위한 설정이지 싶습니다.동아시아 영성..

단상 2018.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