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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화중생의 공부

며칠 동안 쓴 글에서 세계 변혁의 수단으로서 염두에 둔 것은 스피노자가 거론한 다중의 각성과 연대입니다. 이 점은 탄허스님이 수소폭탄을 이기는 게 민중의 맨주먹이라는 '토극수'의 해석에도 부합합니다. 다중의 연대를 최종적이다시피한 사례로 보여준 것이 우리의 2016년 촛불입니다. 세계화 병폐의 진단은 기생충으로, 해법은 2016년 촛불로 보여줬으니 이래저래 대한민국이 동방의 등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세계의 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침 일본쪽에서 들리는 뉴스가 기생충 관람이 1등을 하고 그들 국회에서 촛불혁명 책의 출간기념회를 한다 합니다. 다중의 각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리프먼이 지적한 '조작된 동의(manufactured consent)'를 모두가 잡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이 만들어낸 ..

단상 2020.02.20

위기의 해법으로서 수행공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아담 스미스는 원서를 모셔놓고 읽지도 않다가 언제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그의 생각은 간접적으로 경제원론 등을 통해서 접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는 것은 촘스키 님을 통해 알았습니다. "중상주의와 식민주의가 상인과 제조업자, 그리고 정책입안자에게는 무척 유리하지만 영국민에게는 해롭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신자유주의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은 전세계를 관통하며 말기증상을 보이고 있으니 극심한 빈부격차와 환경파괴가 그것입니다. 스미스가 지적한 상인과 제조업자는 오늘날 금융자본가와 소위 투자자들일 것이고, 정책입안자로 지적된 그룹은 테크노크라트와 정치가들로 보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을 하면서 이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관찰한 토머스 제퍼슨..

단상 2020.02.19

영성과 문화의 혁신

현대 세계의 위기 진단과 처방에 있어서 환경쪽에서 제시하는 답과 정치경제학쪽에서 제시하는 답이 꽤 수렴하는 걸로 파악됩니다. 환경쪽의 진단 둘을 소개합니다. 먼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의 원인을 급격한 산업화로 진단하는 수의학자 글입니다. 1)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끊임없이 배출하고,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자연으로 쳐들어가고, 그런 파괴와 기후환경 변화 속에 박쥐가 살 수 있는 터전은 파괴됐습니다. 동물과 숲 속에서 과일, 곤충을 먹고 살던 박쥐는 서식지를 잃었고, 사람의 생활터전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우리의 과욕이 부른 생태계 파괴와 공장식 사육은 우리가 접하지 않았던 새로운 전염병을 불러들였습니다. [한세현] https://n.news.naver.com/article/055/0000793098..

단상 2020.02.18

에고 극복의 긴박성

영화 '도라도라도라'의 한 장면을 우연히 보았는데 진주만 기습 전에 어떤 일본군 장성이 말합니다. 정확한 말을 잊었고 대체로 '미국, 저 놈들이 헬렐레한 것 같아도 깨어나 단합하면 무섭다'는 취지입니다.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에서 시민의 각성이 결국 역사를 끌어가는 동력이라는 것입니다. '아메리카 제국의 민낯(The Face of Imperialism)'의 저자 마이클 파렌티도 베트남 전쟁을 반성한 미국이 그 수렁에서 성공적으로 빠져나온 것을, 제국주의 병통의 치유를 위한 희망적 징조로 봅니다. 인간 의식이 2천 년간 진화해서 꽃을 피운 시스템으로서 민주주의는 시행착오를 하며 진보해갑니다. 결국 세계 문제의 해결은 세계 경제사회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이 변하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지 싶습니다. 그런데..

단상 2020.02.16

제사의 의미

우연히 BBC 특선 다큐 제의(ritual, 祭儀)를 보았습니다. 수백만에서 수천만까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 겸 제의를 취재했더군요. 인원수 순서로 보면 힌두교, 이슬람, 천주교의 제의와, 중남미를 비롯해서 일본과 유럽의 마을 축제 등이 있었습니다. 탈종교적인 것으로는 라스베가스 사막에서 몇주 동안 성전을 지었다가 불태워버리는 축제도 있었습니다. 저 다큐를 근거로 제가 유추한 바에 따르면 그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소망에서 모이는 것인데 그것은 개인보다 위대한 초월적 존재와의 일치를 추구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하고 동시에 치유를 받고 고통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평안과 복락을 누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일부 제의가 불을 숭상하면서 밝아짐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고대의 ..

단상 2020.02.13

교만 또는 어리석음과 그 처방

불가에서 삼독이란 에고를 이루는 탐욕(desire), 성냄(anger), 어리석음입니다. 꽤 노력해서 앞 둘은 그것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 다스리는 것이 조금씩 되는 것 같습니다. 어리석음이란 치심(痴心)의 번역인데 탐심과 진심처럼 명쾌하게 들어오질 않습니다. 제 경우 돌아보면 제법 안다고 생각하고 올바르다고 생각함으로써 자기 세계에 갇혀 있었을 뿐 아니라 그 때문에 교만해보이고 고집스러운 데다 자주 판단을 그르쳐 잘 속았던 일들이 여기에 들어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호킨스 의식지도에 따르면 행복지수 55%인 200 아래에 있는 탐욕이 125, 성냄이 150이고 그 다음에 있는 게 교만으로 175입니다. 그래서 어리석음이라 칭하는 치심은 교만(pride)의 소치가 아닐까 여겨집니다. 교만을 이기는 길은 ..

단상 2020.02.12

의식 변화와 돈

'신과 나누는 우정'은 '신과 나눈 이야기(이하 신나이)'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부를 쌓은 저자의 자서전적 이야기입니다. 첫머리를 잘 읽어보면 결국 우리 인간이 신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성공과 돈은 저절로 따라왔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살을 생각할 만큼 바닥 체험을 처절하게 하면서 신에 대한 하소연을 하는 과정에서 책 세 권을 냈고 제가 볼 때 책을 쓰는 과정은 바로 저자의 의식이 바뀌는 과정이었습니다. 나름 치열하게 살면서 읽고 체험한 것,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 사람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 등등을 기초로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내면에서 솟구치는 답을 적은 것이 신나이 씨리즈입니다. 그것은 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저자의 내면에서 나온 소리이기도 합니다...

복을 짓는 비결

은퇴후 삶을 논하면서 매일 무슨 글을 쓸까 하는 것이 중요한 소일거리라는 걸 빠뜨렸습니다. 사람마다 바깥조건은 천차만별일지라도 내면의 작업은 대동소이할 것입니다. 그러니 제 내면에 있었던 일을 나눔으로써 세상의 의식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도 소중한 일이 될 것입니다. 몇십년 동안 삶을 개선하기 위해 제법 읽었고 종교적 실천도 했지만 왜 막장에 이르렀을까요? 한 마디로 안이하고 게으른 데다 교만한 때문이었던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것은 불가의 삼독 가운데 치심이라 해야 마땅하지 싶습니다. 더구나 안팎이 여일하게 투명한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저를 비롯해서 그렇게 잘못 산 이들이 맞닥뜨리는 게 세 가지 재앙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바로 건강, 재물, 인간관계 가운데 하나 이상이 망가지는 것입니다. 그..

단상 2020.01.26

공부의 효과

수행 공부에서 제가 누린 성과를 말한 것은 공부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함이란 것은 주지하시는 대로입니다. 제가 말하는 공부란 수행 공부, 즉 행을 닦는 것인데 근본적으로 감정을 다루는 것이고 내면의 동기 등을 살피며 투명한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이때 공부라 하면 중국말 쿵푸가 더 전하는 바가 정확하지 싶습니다. 즉 영적 독서(Lectio Divina)와 정좌를 습관처럼 매일 반복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감정의 경우 올라오는 모든 부정적인 것을 철저히 느껴보고 신 의식의 도움으로 내버리기를 되풀이하는 것입니다. 수년 간의 과정에서 제 경우 꿈에서 제 상태를 적나라하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육욕과 관련한 것이 올라오더니 좀 지난 후에는 폭력성이 올라왔습니다. 누군가를 죽지 않을 만큼 패는 것입니..

단상 2020.01.26

모임과 토의의 지침

멀리 목포에서 공부모임에 오시는 분도 계시고 수도권이라 하더라도 제 경우 한 시간 반, 그밖에 두 시간을 오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래서 모임과 토의 지침을 옮겨옵니다. 이것을 참고로 주변에 세 사람 이상 모이셔서 자연스럽게 모임을 시작해 주시기 바랍니다. 두 명도 괜찮지만 세 사람이면 더 좋을 것 같으니까요(마태 18:20 참조). 모임의 지침 모임장소에 들어가기 전에 최소 5분 내적 준비로서 평화와 조화 상태에 들도록 하여 '무조건적 사랑'의 옷을 입고 모임에 임합니다. 우리가 "거룩한 방"에 들어가는 것임을 주의하는 것입니다. 실로 우리는 "편지"와 연결되는 것을 축하하려는 것이고 신 의식에 감사하며 "그리스도의 편지"대로 살기 위해 공부하고 신 의식을 우리 의식과 이 땅 위에 모셔오는 것입니다.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