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향상일로

목운 2015. 8. 28. 08:35
일터에서 가끔 보면 자식을 심하게 닥달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끝없는 노심초사로 아이를 꼼짝할 수 없게 하는 부모들을 봅니다. 세상이 그렇게 짜여져 있고 또 같은 훈련을 받아온 부모 입장에서는 어쩔수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뿐 아니라 노자께서도 아이의 품성을 인간의 이상으로 거론하셨습니다. 제 생각에 그 품성이란 선악과를 먹고 이원성에 빠지기 이전의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선악과 먹기 이전 비이원성의 상태로 돌아가 세상 시스템에 적응하며 세상을 잘 경영하고 마음껏 누릴 뿐 아니라 가는 곳마다 중생을 이롭게 하며 사는 기특한 방편이 없을까요? 제 생각에 이것이 4대 성인께서 천착하셨던 과제입니다. 답은, 먼저 변하지 않는 자리(性, 양심, 진아, 하느님 자리 등)를 찾고 군자(성인, 보살, 진인 등)가 되어 황금률을 실천하며 세상을 경영하고 향유함으로써 자리이타(自利利他)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뚯 아니겠습니까?

그 과정에서 세상이 목숨을 요구하면 목숨을 바치는 게 소금이 되는 길이면서 예수님처럼 세세대대로 수천 수만배의 열매를 맺는 길일 것입니다. 이 명제를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핵심 기술을 습득하여 달인이 될 때까지 훈련하는 것입니다. 핵심 기술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 끝없는 의식 진화의 방법인데 화엄경 십지 보살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탄허스님은 평생을 걸려 화엄경을 번역하셨고 그 모두를 요약컨대 향상일로(向上一路)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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