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멸사봉공

목운 2022. 8. 4. 08:07

남명 선생에 대한 글을 쓰면서 제 스스로 확인하는 것은 스승들 가르침을 편협하게 이용하는 것과 제대로 실천하는 것을 분별하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유교 핵심 가르침의 하나인 충효도 인(仁) 과 성(誠)에서 나온 게 아니면 가문이나 왕족의 이익 지키기를 넘지 못합니다.

기독교 사상이 제국주의적 팽창의 이념으로 전락한 것도 마태 16:24에서 가르치는 철저한 에고 소멸의 가르침에 서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양대 문명에서 제대로 된 실천 여부를 가리는 것은 역시 그 결과를 보는 데 있을 것입니다. 왜적의 침략이 임박했는데 누가 공리공론에 빠졌으며 누가 실제 무력을 키우며 준비했는지 하는 것을 보자는 것입니다.

교회와 신의 이름으로 약탈 살인 강간을 일삼은 자가 누구인지를 보면 누가 반기독교적인지 참으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중세 유럽에서나 오늘날 한국에서나 교회의 재산을 지키고자 물불 안 가리는 자들을 보면 역시 누가 반기독교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자들 또한 반기독교적인 자들입니다.

남명 선생이 위대한 점은 '안으로 밝아지는 게 경(敬)'이라는 것과 '그것을 밖으로 실천하는 게 의(義)'라는 두 가지 가르침에 철저하셨을 뿐 아니라 임박한 왜적 침입에 대한 준비를 통해서 인민의 삶을 보전하는 실천을 하셨다는 데 있습니다. 대학과 중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한 사람은 반드시 멸사봉공의 열매를 맺는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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