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되기

도입 1

목운 2014. 9. 28. 07:39

자유의 소리가 달콤하게 내 귀에 속삭이네

너는 나비

나비는 마음대로 날지

멀리, 높이, 안녕


~ '오늘 저녁 누가 나를 구원했네'에서

   작사 : 버니 토빈(Bernie Taubin)

   작곡 : 엘튼 존


 조지에게 문제가 있습니다.

 그 문제를 꽤 잘 숨겼왔지만 마음 깊은 데서 불행을 느꼈습니다. 불만을 느꼈고 삶은 단조롭고 지루했습니다. 직업도 싫었습니다. 경제불황 때문에 아마 곧 해고될지 모릅니다. 아내와 사이는 달나라만큼 멀어졌습니다. 애들과도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일하고 먹고 티브이 보고 잠자는 외에 삶이라 할 게 없습니다. 진짜 친구라곤 한 손의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지경입니다. 그 무엇 하나 바꿀 도리가 없고 더 나아질 기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이 그에게 제일 큰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괴로운 일은 몽유병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어느날 밤 자면서 밖을 걷는 동안 아주 깊은 구덩이에 빠졌습니다. 깨고보니 잠옷을 입은 채로 바닥에 누워있는데 거기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아침 하늘이 위로 보였고 완전한 동그라미 위로 앙상한 나뭇가지 두세개가 꼭대기에 보이는 겁니다. 이른 봄이어서 공기가 쌀쌀했습니다. 아무도 보이지 않았으나 가냘픈 음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을 직감하였지만 구덩이 벽은 수직인 채로 미끄럽고 높았습니다. 물론 디디고 올라갈 도구도 없었습니다. 애쓸 때마다 바닥으로 떨어져 낙심천만하였습니다. 그는 도와달라고 소리치기 시작하였습니다.

 갑자기 한 남자의 얼굴이 구덩이 꼭대기에서 내려다 보았습니다.

 "무엇이 문제에요?" 하고 묻는 것입니다.

 "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가 여기 빠져서 나갈 수가 없답니다." 조지는 소리쳤습니다.

 "아, 그럼 제가 도와 드리죠, 성함이 뭐에요?" 그 사람은 말했습니다.

 "조지에요."

 "성은요?"

 "지머만이에요."

 "끝에 엔자는 하나에요 둘이에요?'

 "둘입니다."

 "곧 돌아오리다."

 그 얼굴이 사라지자 조지는 이름의 철자가 뭐가 중요한지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이 돌아왔습니다.

 "조지, 당신은 운이 좋은 줄 아시오. 나는 억만장자고 오늘 아침 자비를 베풀고 싶어졌소."

 그는 가지고 있던 조그만 종이쪽지를 떨어뜨렸고 그것이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조지는 그것을 집고 위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가고 없습니다.

 조지는 종이조각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의 이름이 적힌 천달라짜리 수표였습니다.

 "옘병, 이걸 여기서 어떻게 써먹으란 말인가?" 그는 그것을 접어 잠옷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목소리가 다가오는 게 들렸습니다.

'나비되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1장 2  (0) 2014.10.02
1부 : 영화관 비유(1장 1)  (0) 2014.09.30
도입 3  (0) 2014.09.28
도입 2  (0) 2014.09.28
나비는 자유롭게 난다 - 목차  (0) 2014.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