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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론과 수행공부

제 공부 얘기하는 게 재미있어서 풀어 놓으면 간혹 어제처럼 관심을 가지는 분이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메시아론을 거론코자 합니다. 메시아 또는 미륵불의 변형은 넓게 퍼져 있어서 김일성 수령에서부터 미국의 인민사원과 아프리카 일부 독재자에 이르기까지 고금동서를 가리지 않고 그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고통스런 현실 타개를 위해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고 메시아의 뜻대로 살면 지복 또는 천국이 실현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제가 파악한 천인합일의 공부도 이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즉 좌선을 통해 나라는 것(에고 또는 정[情], 심생멸)을 지워내면 불이(不二)의 경지에 도달해서 신 의식이라 할 수 있는 것의 뜻대로 살게 되는데 그때 비로소 지복 내지 천국의 맛을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김정일은 이..

내성외왕(內聖外王)을 위한 실천

그러면 앞의 글에서 말하는 내성외왕의 구체적 실천 방법은 무엇일까요? 제가 이해하고 실천하는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유학에서 내성외왕을 말하는 뜻은 천인합일의 취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천인합일을 서양 영성의 신인합일과 같다고 보아서 신비주의 삼단계, 즉 거비정화(去非淨化), 진덕명화(進德明化), 신인합일(神人合一)의 단계를 염두에 두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탈종교, 특히 제 경우 기독교의 포기 내지 단절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제 경우 기독교는 일상생활에서 기쁨을 주지 못할 뿐더러 의식 상승에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중개 없이 예수를 스승으로 생각하며 가르침의 진수를 따르고자 합니다. 그 길에서 마태복음 16:24절에 잘 표현되어 있듯이 '자기를 부인하는 것'이..

죽음과 성장의 관계

쉘드레이크의 'Science set free'를 1/5쯤 번역했는데 검색하다 보니 2016년에 이미 번역되어 나왔더군요. 미국에서 처음에 'Science delusion'으로 나왔기 때문에 번역 여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아무튼 쉘드레이크는 유물주의 관점에 갇힌 과학계가 가진 여러 모순을 지적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는 또 스스로 영성주의자임을 자처합니다. 인상 깊은 것은 식물 세포에는 세포가 죽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세포가 죽으면서 내는 옥신이란 호르몬이 나무의 성장을 자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상 씨앗은 본래 모습이 사멸할 때 비로소 거대한 새 생명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얻는 교훈은 우리 몸도 마치 씨앗과 같아서 그것이 완전히 해체될 때 새로운 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부하는..

단상 2020.06.20

팬데믹에서 중요한 것

아래 기사의 'Great Reset'은 '대대적 재편'쯤으로 번역해야 할텐데 우리는 이미 생산력 문제는 해결했다고 보고 이제는 생존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공유하는 글의 요지는 경쟁 위주로 짜여진 시장을 협력지향적으로 작동하도록 바꾸고 평등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추구해야 하며 보건의료등 공공재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린뉴딜의 의제에 모두 들어 있지 싶은데 경제사회 구조 자체를 통째로 다시 짜기 위한 노력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으면 똑같은 위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저야 잔존 수명이 15년 안팎인데 20년 이상 사실 분들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꼭 보태고 싶은 것, 그리고 누구도 거론하지 않는 대안을 하나 들자면 사회 모든 것, 특히 기존 종교까지도 외견적..

단상 2020.06.16

고통의 근본 원인

에크하르트에 대해서는 통증 의학을 하는 우술라 플레밍의 '그에게는 아무것도 감추지 않았다'는 책을 통해 입문했는데 지난해 연말 시간이 있어 에크하르트 책 두어 권을 더 읽고 지금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훈화(Talks of instruction, 영적 강화)'는 여러 차례 소개했듯이 중용의 중과 성, 대학의 격물치지 내지 정정안려득(定靜安慮得, 곧 명상)에 조응하는 가르침으로서 목마른 자가 글쓰기와 악기연주를 연습하듯이 쉬지 않고 정진할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신적 위로의 책'은 인간이 흔히 당하는 건강, 재산 등에서의 손실과 타격에 즈음하여 어떻게 고통을 극복할지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우술라 플레밍은 통증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에크하르트의 가르침이 가장 효험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에크하르트는 고통의..

우물파기와 같은 공부

경전 또는 경전급 책은 수없이 되풀이 읽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에크하르트는 지난 연말부터 지금까지 붙들고 있습니다. 3월에 맹자 복습하고 느낀 점을 적어놓은 게 있어 공유해볼까 합니다. "유교 이상인 내성외왕(內聖外王)을 위한 노력에서 도중에 그치지 말 것을 맹자는 우물 파기 비유로써 강조합니다.¶ 물 나오기 직전에 그만두면 파지 않은 것과 같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나라의 모든 지도자들이 물이 나올 때까지 팠다면 나라가 쉽게 망하지 않았을지 모릅니다. 그것은 오늘날 기독교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기독교도들이 그리스도 가르침대로 살고자 끝까지 노력했다면 이토록 야만스런 상황에 들지 않았을 겁니다. 모두 대충 하면서 다 된 듯 삽니다. 다른 말로 사이비입니다. 그 절정을..

단상 2020.06.10

근본 문제의 해결

삶이 심하게 불안할 땐 독서와 글쓰기 및 번역으로 여유 시간을 채웠습니다. 매일 정좌와 정관을 실천하고 좀 안정감을 느끼니 그 시간이 점점 줄고 뉴스와 TV 포함 동영상 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그러다가 직장에서 이런저런 지적을 받으면 또 며칠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오늘 명상후 느끼는 바는 제 공부가 존재의 근원과 합치하려는 것인데 치열함이 부족해서 아차 하면 매너리즘에 빠지겠구나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맹자 말씀하신 '생어우환 사어안락'에서 생사의 주체는 내 의식이라 보는 게 맞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우환을 약으로 여기는 게 현명할 것입니다. 공부가 부족한데 게으르니 불안하고 파적거리에 빠지는 것입니다. 존재의 근원에 접속하려는 뜻은 존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이승에 있는 동안 긍정적 ..

단상 2020.06.08

팬데믹과 멸종 저항(3)

위치 에너지가 큰(?) 분들에게서 나오는 말들만 봐도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적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기대할 만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수구 본산이라 할 만한 곳에서 기본소득 의제가 거론된다든지 안보 개념이 국방을 넘어 인간 안보로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그러한 사례입니다. 전자는 이제까지의 세계 운영원리이기도 한 자본주의 내지 신자유주의에 대한 수정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후자는 군비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안보개념이 팬데믹 앞에서 생존과 협력, 즉 공존의 패러다임으로 바뀔 조짐이라는 것입니다. 제대로만 되면 코로나가 전 인류 공존 공영에 이바지하는 은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생산력과 지구 자원으로 전 인구가 생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게 지혜에서 나오는 말씀입니다. 다만 경쟁 위주의 시스템 설계 및 ..

단상 2020.06.06

팬데믹과 멸종 저항(2)

앞의 논의에 이어 코로나 이후의 근본적으로 변화된 삶에 대해 거론해보고자 합니다. 소위 멸종 저항운동이란 지구 인구의 과반수가 소멸할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더 나아가 인간종이 멸종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직면해서 벌이는 운동일지 모릅니다. 여러가지로 과문하지만 제 공부 범위 내에서 생각해보면 동양 사상의 핵심을 실천해보자는 것입니다. 즉 노자가 검약을 말한 도덕경 67장을 보면 삶의 세 가지 보물로서 자비와 겸손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보물은 유가의 4단에도 조응합니다. 즉 자비는 인으로, 검약은 의로, 겸손은 예로 통합니다. 특히 검약은 나라가 부유해지는 비결로서 각자 꼭 필요한 것은 이미 충분한 세상이라는 것을 믿고 나눔과 함께 실천되어야 합니다. 요샛말로 공유 경제쯤 될 것입니다. 교육을 포함한 현대..

단상 2020.06.06

팬데믹과 멸종 저항(1)

며칠 전 박시영 티브이에서 그린뉴딜 전문가인 민주당 이소영 의원 인터뷰를 봤습니다. 유럽은 이미 기후위기 투자를 엄청 했고 요새는 우리가 좀 우습게 보는 미국과 일본도 우리보다 대체 에너지 투자가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2차, 3차 이어진다고 말하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자연 파괴로 동물 서식지가 사라진 때문이라 합니다. 전지구적으로 삶의 양식이 바뀌지 않으면 위기는 얼마든지 다가온다고 보는 게 상식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통틀어보면 인간이 한 가지 교훈을 배워 실천하는 데 수백년이 걸리는 게 다반사입니다. 인종차별로 미국이 겪는 멍청함은 미국만의 것이 아닙니다. 한때 탄허스님을 읽으면서 가까운 미래에 세계 인구 60~70%가 사라진다는 예언을 보고 설마했는데 지금 벌어지는 일들을..

단상 2020.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