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바라봄, 관조

목운 2024. 9. 2. 16:42

알랭드보통이 다뤘듯이 높은 지위를 추구하는 것은 결국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의 발로다. 우리 궁극의 지향은, 높은 지위에서 나오는 사랑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든 명예든 세상 지위든 그것은 궁극의 목표를 위한 중간 수단이다.

세상의 지위는 덧없는 것이기에 진짜 높은 지위란 몸을 벗은 후 의식이 고양된 상태라고 보는 것이 안전한 노선이다. 그러니 우리 궁극의 지향은 의식이 드높아지는 데 있다. 모든 존재의 목적은 그 의식이 드높아져 신성의 영광에 참여하는 데 있다.

의식이 드높아질 때 사랑과 평화, 풍요는 저절로 체험하게 된다. 의식이 드높아지는 것은 관찰자 의식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신 의식 또는 관찰자 의식이 되는 것이 온갖 수행 또는 명상의 목표다. 그래서 동아시아 수행 전통에서 '바라 봄(觀, watching)'은 키워드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몸을 가진 동안 의식이 향상하는 게 이승 삶의 목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는 동안 심한 굴곡과 고통을 만난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불가의 수행 전통은 동아시아 사상에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그 요점은 대승기신론이 이미 설파했듯이 진여심의 자리에 앉아서 생멸심을 바라봄(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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