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선과 신비주의

목운 2025. 5. 6. 01:24

신비가란 궁극의 실체와 합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동서의 신비주의는 저 내재적이고 초월적이면서 이름 붙일 수 없는 실체(이것도 명사이기 때문에 그것이란 표현이 조금 더 낫다)와 하나가 되려는 관점이나 노선이다.

제가 이곳에 줄곧 올리고 있는 선(禅)이 바로 동아시아의 신비주의다. 요즘 동서 신비가들의 어록을 읽고 있는데 읽으면서 발견하는 게 문학이나 음악 등 예술이 추구하는 남녀간 로맨스는 모두 신비가의 체험을 모사(模寫)한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로맨스는 유한하고 가시적인 범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인지 쉽사리 깨지거나 부패하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지루해지거나 심지어 추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신비가의 로맨스(?)는 지칠 줄 모르고 그야말로 신비하다. 오늘부터는 그들이 체험한 신비를 수시로 번역해 올리고자 한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과 나를 이어주는 사랑을, 아무도 끊을 수 없어요. 망치로 부술 수 없는 다이아몬드처럼 내 사랑은 깨질 수 없어요. 광채가 금 속으로 들어가듯 내 마음은 당신께 들어가요. 연꽃이 연못에 있듯이 내 마음은 당신 안에 있어요. 새가 밤하늘로 사라지듯이 나는 당신 안으로 사라져요. 사랑하는 이여 나에게 다시 와줘요. (힌두교 신비가 미라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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