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사랑이 거의 모두 세속화한 관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전파되어 본래 뜻에서 멀어졌듯이 불교의 자비도 매우 불투명하게 알았었다. 황벽 선사에 따르면 자비란 마음 씀과 관계 없기 때문에 대자비라 하며 자(慈)란 성불과 관계 없고 비(悲)도 중생구제와 관계 없다고 한다. 요컨대 견성하여 연기에 따라 묻는 말에 답이나 하고 먹을 것 달라는 자에게 먹을 것을 줄 뿐이다. 기독교의 사랑도 마찬가지다. 제일 계명에 따라 신인합일하는 것이 거듭남(부활)이고 거듭난 상태에서 주변의 요청에 따라 이러저러한 세상사를 해나갈 뿐이다. 내심에는 돈과 권력 또는 지위 상승을 가장 중하게 여기면서 남을 돕느니 세상을 구제하느니 하는 것을 내세워 하는 짓들은 모두 길을 잘못 든 것이다. 억강부약을 위해 법대나 의대를 가야 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