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영적 수행

목운 2018. 4. 10. 11:14

TV에서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청소년을 보면서 숭고한 영감을 받습니다. 영상으로 자신과 경쟁자를 비교하며 자세를 교정하고 매일 훈련일지를 쓰는 것은 기본입니다. 한편 한 가지 컨텐츠에 꽂혀 엄청난 자료를 수집하는 편집증에 가까운 취미를 가진 사람도 봅니다. 예를 들면 트럼프 카드 모으기, 옥편 외우기 같은 것입니다. 많은 책들이 실상 컨텐츠 모으기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제가 읽은 것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것은 푹스의 풍속의 역사인데 이것은 성 풍속이란 컨텐츠의 집대성이라 할 만합니다.

그런데 컨텐츠의 수집이란 아무리 산처럼 모아도 우리의 궁극적 행복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에 평생 몰입해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청년 영재들의 실천과 유사하다고 봅니다. 끝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한 것을 고쳐 완성에 이르려는 과정이 마치 영적 수행과 같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백성욱 선생은 영적 수행이란 개과천선에 다름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과실을 고쳐 보다 나은 상태가 되고자 하는 것은 일본식 경영을 찬사해 마지않는 경영학 책에선 '카이젠(改善)'이라 하는데 어디서든 요구되는 덕성이기도 합니다.

명상을 기본으로 하는 영적 수행이란 에고(情)를 완전히 이해하고 그것을 다스리는 데 달인이 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일은 신 의식(참나, 性)과 접속하는 일이기도 하고 그 힘으로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 쪽에서 할 일은 에고를 잊어버리는(坐忘, forget self) 수준까지 에고를 완전히 이해하고 내버리는 일입니다. 그 과정은 마치 청소년 영재들이 취하는 훈련과정과 흡사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비슷한 경우로는 골프와 피아노 연주에서 세계를 제패한 우리나라 청년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승에서뿐 아니라 다음 차원에까지 통하면서 이 일을 하다가 오늘 죽는 것이 어제 죽은 것보다 낫더라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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