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심법요 입문

선의 황금시대 후기

목운 2018. 11. 16. 07:22

어제 글의 연장이자 책의 후기 삼아 씁니다. 속물성에 대해서는 '알랭 드 보통'이 '불안'이란 책에서 심도 있게 다뤘지만 제가 볼 때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금전적 이익과 물적 소유 그리고 몸의 즐거움밖에 없는 듯이 삽니다. 그러면서 정신은 고귀한 것을 흉내냅니다. 

두 번째로 이승 삶이 단판 승부인 것처럼 삽니다. 후생을 믿더라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세 면죄부 구매자들입니다. 그들이 대개 부호나 권력자였다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그들은 내면이 고귀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위선자이며 예수는 위선자를 깨우치기 위해 심하게 나무란 일도 있습니다.

한편 저 자신도 속물을 완전히 벗어난 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대개 '나는 해당 없다'는 심사에서 속물을 경멸합니다. 바이블도 마찬가지지만 선사들은 요컨대 '세상에 거하지만 세상 것이 되지 말라'고 합니다. 요컨대 속물이 되지 말고 초탈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정을 두지 않지만 세상 것밖에 없는 듯이 살아야 한다는 것은 반전이 있는 가르침입니다.

깨달음이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것들이 의식의 그림자에 불과하고 의식은 무한히 진화해야 한다는 것, 나아가 참된 본성이기도 한, 이 의식이 그 쓰임새인 마음에 정통해서 언제나 기쁘고 평화로우며 누구에게나 차별없이 친절하게 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거라고 봅니다. 일원적 세계 또는 절대성을 체험하고 이원성으로 된 가시계를 멋지게 운용하자는 것입니다.

그 진화와 성취를 귀신도 눈치 채지 못하게 하자, 그러니 초능력이니 수월성(秀越性)이니 하는 것을 헌신짝처럼 여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평상심이 도(道)다'고 할 때는 여기까지 나아간 경지를 말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심법요 입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고 소멸과 명상  (0) 2020.06.30
과거와 미래를 생각지 않기  (0) 2020.01.21
훈련으로서의 마음 공부  (0) 2018.11.12
혜능의 근본 통찰 (2)  (0) 2018.11.11
혜능의 근본 통찰 (1)  (0) 2018.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