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삼재(三災)와 수행공부

목운 2019. 11. 10. 08:04

돌아보니 세상 삶을 지탱해주는 세 가지, 즉 건강, 경제, 인간관계에 전혀 문제가 없을 때는 수행공부 또는 깨달음이나 영성에 대해 공부란 그저 멋부림이나 지적 허영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면에 아무 문제 없고 저 세 부문에 문제가 없는 분은 행복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몸을 벗고 다음 세상으로 건너가는 일에 자신이 있는지 자문하는 것은 언제나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경우도 영악한 세상은 해법을 제시하는데 기독교 '대속론'과 아미타불 신앙을 설파하는 정토종 계열이 그것입니다.

후자의 경우 '나무아미타불'만 외면 '해결 끝'이라고 해서 살상을 일삼던 사무라이들이 좋아했다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물론 전자의 극치는 면죄부 구매를 통해서 연옥 징벌을 감면받는다는 생각이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기독교가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을 지금 여기에만 몰두하게 한다는 의미에서 굉장히 효율적인 해법들이긴 합니다.

제 경우는 6년전 경제가 백척간두에 놓였는데 그것도 문제지만 그때 몸을 벗는다면 굉장히 불행할 것 같이 느껴져서 진짜 제대로 살아야 하겠다는 나름의 근본 결단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비유가 굉장히 맘에 드는데 '쥐엄나무 열매를 먹는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나머지 삶을 진짜 잘 살아보자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그저 겉보기에 세상이 괜찮게 살았다고 하는 것으로는 결코 답이 안 된다고 본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공부는 왕초보이지만 단 한 두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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