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동양 고전으로 푸는 수행 공부

목운 2019. 2. 3. 09:18

우리 공부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받는 학습의 대부분은 태어나서 사회에 적응하고 몸의 운영을 위해 조직된 체제 내에서 기능하기 위해 받는 것입니다. 도덕경 48장이 말하는 학(學)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이 배움은 매일 더하는 것(爲學日益)을 주축으로 합니다. 

하지만 이 학습을 하는 가운데 우리 마음이 알지 못하는 실체들, 즉 오감이 파악하지 못하는 것들에 이름을, 또는 딱지를 붙임으로써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마치 오감이 파악하는 것처럼 이해한 것들이 있습니다. 개념을 배우기 전 아이들이 직감으로 이해하던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경험하신 분도 많지만 이때의 어린이들은 언어 이전의 능력으로, 즉각 이해하고 따라하면서 높은 능력을 보이기 때문에 유아기 자녀들이 모두 천재거나 신기(神氣)가 있다고 생각해보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저 딱지들을 버리고 궁극의 실체에 접촉하여 바로 직관이나 영감을 이용할 수 있다면 바로 유아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든 스승들은 침묵 속에서 마음이 습득한 모든 딱지들을 잊어버릴 것을 연습하라고 합니다. 도덕경은 그래서 진리의 길은 매일 더는 일(爲道日損)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모두 덜어냈을 때 세상이 가르쳐준 대로 하지 않지만 궁극의 실체 또는 진리(道)가 인도하는 일을 함으로써 하지 못하는 게 없는 경지(無爲而無不爲)에 이른다는 것이 도덕경의 가르침입니다.

개념이나 이름 또는 딱지로 지칭되는 마음의 작용, 즉 거르는 작용(filtering)을 중지하기 위해 취하는 일이 고요히 홀로 앉아 침묵하고 텅빈 알아차림(空寂靈知)과 접촉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쉬지 않고 훈련해서 세상 것을 다 잊어버린 상태가 장자께서 말하신 좌망(坐忘)입니다. 좌망 상태에서 우주 궁극 실체의 뜻(天命)을 따르는 것이 우리 마음에 새겨 있다고 본 것이 중용인데 이것(性)을 따르는 것이 위에 지적된 궁극의 진리(道)며 이 진리의 길을 가는데 장애가 되는 것을 닦아내는 것이 수도(修道)입니다.

유교는 고요히 홀로 희로애락이 생기기 전의 상태(中)를 천하의 근본이고 가장 중요한 뿌리로 보기 때문에 사람과 관계를 통해 일을 하지 않는 때는 경(敬)을 실천함으로써(즉 명상을 함으로써) 중을 지키고 일에 직면해서는 중에서 얻어진 지혜와 자세로 처리해나가는 것(和), 두 가지를 삶의 지주(支柱)로 보는 것입니다.  

다만 이 공부는 악기를 연주하거나 외국어를 배우는 것처럼 언제나 열의를 가지고 꾸준히 해야만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중에 중단하면 언제나 다시 시작하는 것과 같아지기 때문에 공부에 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매일 연습한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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