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노후대책과 좌탈입망

목운 2019. 12. 7. 08:45

고교 졸업한 지 반세기가 다가오니 친구들 만나면 주체하기 어려운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것과 간접적이나마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 하는 게 공통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중간에 정치 얘기와 자녀 얘기도 하지요. 그런데 역시 친구들과 적당히 즐기기엔 산행과 당구 게임만한 게 없지 싶습니다(제가 골프 칠 만한 클래스가 아니라서... 하긴 어제 어울린 친구 하나는 호주 시민권자인데 거기선 골프가 그냥 대중적인 놀이라고 합니다).

오늘 얘깃거리로서 더 중요한 것은 아직은 부모님 가운데 한 분 정도는 계시는지라 곡기 끊는 일로 화제가 옮겨졌습니다. 저는 제가 많이 생각하는 일이라 우리는 '좌탈입망(坐脫立亡)' 할 수 있게 매일 준비해야 한다고 했더니 수긍하는 듯했습니다. 그 노하우에 대해서는 이곳에 아주 여러번 썼는데 매일 정좌(靜坐)하고 경전 독서를 함으로써 멸정복성(극기복례와 같다고 봅니다)을 이루고 몸이 나라는 고정관념을 없앨 때 대자대비 상태(무조건적 사랑의 상태)가 된다고 봅니다.

우리도 동서양 고승들처럼 가고 싶은 날 정해서 '안녕' 하고 갈 수 있도록 공부하자고 했습니다. 우리 조상 가운데 제대로 된 선비는 모두 '반일 독서, 반일 정좌'를 실천했고 그 증거로 우리가 문화적 DNA로서 책상다리를 물려받았다고 했습니다. 저는 적어도 이삼년 이상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신비주의란 어렵고 복잡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좌와 독서를 매일 하는 분은 신비주의적 실천을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계속하면 우리는 비로소 신 의식(궁극의 실체 또는 순수 의식)이 지배하는 상태가 되어 살 때나 죽을 때나 두려움 없이 끝없는 진화의 길을 갈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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