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격물치지와 중화(中和)

목운 2019. 8. 11. 08:17

8~9세기를 살으신 이고 선생은 인척인 한유와 더불어 타락한 불교를 극복하기 위해 유교를 재해석한 분입니다. 특히 대학의 격물치지를 깨달음 이후의 일을 처리하는 원칙으로 보고 그 바탕에서 수신제가와 평천하를 실천할 때 비로소 대승이 성취된다고 본 것입니다.

즉 격물이란 일이 닥친다는 뜻이고 치지란 일이 닥칠 때 그 마음이 초탈하고 완전히 객관적이 되어 일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物至之時, 其心昭昭然明辨焉, 而不應於物者, 是致知也, 복성서 중편 2절-3, 제 블로그 참조)이라고 합니다.

제가 볼 때 이때야말로 에고를 벗어난 것이며 가장 공(公)적인 상태가 됩니다. 또한 이때는 전혀 숨김이 없어 완전히 투명하며 에고의 집착이 없기 때문에 그 어디에도 치우침이 없게 됩니다. 저는 이 경지가 바로 중용에서 말하는 중 이후의 화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때 유교의 가장 큰 이상 가운데 하나인 성(誠)이 구현된다고 봅니다. 성이란 모든 것이 완전히 투명하여 바로 공(公)의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성리학 군자의 이상이기도 한 신기독의 구현이자 천청일백(天靑日白)한 투명성이 확보되는 것입니다.

저는 여기까지 이해하고 실천한 성리학자만이 진정한 성리학자라고 보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성인이 되려는 근본 결단과 명상을 통해 신인합일의 경지에 도달할 정도의 내면의 성취 없이 그저 암기만으로 고시에 붙고 벼슬을 사욕 채우는 데 쓴 관료가 조선에도 많았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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