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헐리우드와 코카콜라

목운 2019. 12. 13. 10:20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고 언론이 자본의 장단에 춤추는 현상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모세가 금송아지 숭배집단을 내칠 때에도 있었던 일이 아닌가요? 활자매체가 자본의 이익에 맞추어 계속 허구를 지어낸다면, 영상매체는 계속 감각의 즐거움을 부추김으로써 사람들을 가시계에 묶어 놓습니다.

이런 현상을 언론학자 기틀린은 아주 간략하게 요약했으니 즉 '미디어란 헐리우드와 코카콜라다!' 즉 눈을 홀려 물건 사도록 부추기면서 사람들을 땅에 단단히 묶어놓는 것이 미디어가 하는 일입니다. 인간은 불멸하는 '의식'이 본질이고 그 의식을 가시계에 비추어낸 것이 몸과 에고와 소위 문명이건만 미디어는 그 반대가 진실이라고 끝없이 저항할 뿐입니다.

그 때문에 우리 문명은 언제나 절멸 위기를 피하지 못하며 미디어는 오늘도 거짓을 밥먹듯 전파하며 삽니다. 몸바친 혁명으로 겉을 바꾸는 노력이 허망한 이유도 결과로 결과를 대적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체 게바라가 대단하다고 보지만 그에게서 위로와 평안을 찾지 못하겠습니다.

동아시아 정신의 핵은 주희를 봉우리로 하는 송명이학(또는 신유학)이고 서구 정신의 핵은 에크하르트를 봉우리로 하는(물론 이견이 있겠습니다) 그리스도교 신비주의라고 봅니다. 전자는 불교와 도교를 흡수했고 후자는 그리스 철학(특히 신플라톤주의)을 흡수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먼저 내면으로 가서 '의식'이 주인임을 발견하라는 것입니다.

이 일은 혁명처럼 저항을 초래하기도 하고 꾸준하기가 어려워 수천년간 소수만이 끝까지 실천했습니다. 아침마다 황폐한 소식만 전하거나 먹방 아니면 돌아다닐 궁리에 불지르는 영상매체, 한숨 돌리려 클릭하면 이간질과 시기심을 북돋우며 거짓말의 독소만 내뿜는 활자매체를 멀리하려 해도 참 어렵다는 하나마나 한 소릴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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