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평생 해야 할 공부

목운 2019. 10. 28. 03:33

5~6년에 한 번 꿀까 말까 한 불쾌하고 지겨운 꿈을 꿨습니다. 몸까지 반응하니 아주 생생한 현실과 다름 없습니다. 교훈이 있다면 지금 오감으로 경험하는 현실 또한 꿈처럼 허상이라는 것입니다. 앞에 이어 정좌(환상과 선입견을 덜 일으킨다는 점에서 명상이라는 말보다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에서 지향하는 바를 적어볼까 합니다.

어제 적은 요령은 결국 에고를 끊어버리거나 소멸하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융의 노선에 따라 저항하는 것은 지속되기 때문에 오히려 확실히 인정하고 인식하고 받아들일 때 하심(下心, letting go)하기 쉽습니다. 스승들의 말을 종합하면 정좌에서 지향하는 것은 첫째 몸과의 동일시가 끊어지는 것입니다. 제 꿈이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가 체험하는 현실은 어떤 목적에 기여하기 위한 교자재처럼 리얼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두번째 그렇게 가능한 모든 방법을 써서 의식이 높아질 때 모든 것이 하나며 이분법 내지 이원론의 세상을 벗어나 심판도 차별도 없고 나와 남의 구분도 없는 무조건적 사랑의 상태가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말하는 사랑은 모두 이 상태를 흉내내는 모조품일 확률이 큽니다. 무조건적 사랑에 가까와야 비로소 역지사지도 가능해지고 황금률도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정좌를 통해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고 윤리 도덕의 각개 조항들을 맞춰보려는 것은 힘만 들고 효과도 없는데 그것은 마치 관통하기 어려우니 에둘러 가는 길을 택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컨대 평생 해야 할 공부란 몸이 나라는 동일시가 끊어져야 하고 동시에 에고를 끊어내야 하며 그렇게 의식이 향상하면서 무조건적 사랑이 가능한 상태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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