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죄감문화와 낙감문화

목운 2019. 12. 29. 10:15

'그리스도의 편지'를 기본 교재로 삼아 수행공부를 함께하는 세 분이 모처럼 영종까지 오셨습니다. 운양호 사건때 일본군한테 30여 명의 군인이 희생된 영종진과, 금년에 다리로 연결된 무의도를 둘러봤습니다. 이어서 공항도시 회타운에 들러 해물찜에 막걸리를 먹으며 사는 얘기와 공부 얘기를 나눴습니다.

비망용으로 요점만 적어 봅니다. (1) '그리스도의 편지' 의식지수가 1,000이라는 것. (2) 시크릿류의 방편에서 결한 것은 에고소멸의 중요성이라는 것. (3) 명상의 가장 큰 효과는 근심걱정의 소멸, 직감의 계발이라는 것. (4) 기독교 기반의 서양 문화가 죄감문화라면 송명이학 기반의 동아시아 문화는 낙감문화라는 것(리쩌허우). (5) 기본소득제는 우리 사회 문제 해결의 킹핀이 될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공부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자기 공부를 점검하고 공부의 진보에 뜻을 모으기 위해 불원천리 달려가는 것을, 고도의 미감에서 나오는 즐거움 때문인 것으로 본 것이 논어 1장입니다. 리쩌허우는 이러한 것이 바로 동아시아 사람들의 낙감문화라 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미 세속화하고 자본주의 도구화한 기독교를 송명이학의 언어로 풀어내 봤으면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당말 불교 극복을 위하여 선불교를 유교의 언어로 풀어냄으로써 주렴계 주희를 거친 송명이학 탄생의 계기를 마련한 이고 선생이 한 일과 비슷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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