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크하르트 입문

신을 만나는 길

목운 2018. 10. 1. 06:01

오늘의 묵상거리는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에게서 가져옵니다. "인간이 신 안에 머물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선 자기 자신과 모든 것을 버리고 감각이 파악할 수 있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시간과 영원 안에 존재하는 어떤 피조물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눈을 감고 고요히 침묵 속에 있는 시간을 내는 것은 바로 이 목적을 위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유교와 불교가 신을 만나는 우수한 방편을 실천했다고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신을 인간처럼 그려놓고 거기다가 '하느님'이란 이름을 붙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끊는 노력, 모든 개념에서 벗어나는 노력은 유교의 수기중(守其中)과 불교의 지관문이 추구하는 것이기도 한데 바로 신을 만나고 신의 뜻대로 살 수 있는 출발입니다. 끝없이 말로 가르치고 지옥을 고안해내서 위협하고 그것도 모자라 연옥을 발명해서 벌받는 시간을 계산하고 사람들을 묶어두려는 것은 어리석은 대중을 겨냥한 영악한 속임수에 불과합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교회에 찍혀 말년에 끝없이 자기를 변호하다가, 객사했는지 병사했는지도 확인이 되지 않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숙하는 호킨스와 월쉬가 각각 성공회와 천주교 출신임에도 환생이 보다 진리에 가깝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삶이 단판 승부이고 그 결과에 따라 천국-연옥-지옥으로 판가름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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