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무조건적 사랑 되기

목운 2019. 12. 25. 22:34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창원에 있는 친구 보러 7명이 뭉쳐 1박2일 여행했습니다. 윤이상 선생, 박완서 선생, 박경리 선생 등이 사셨던 발자취도 구경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깊은 것은 차 안에서 아무말 대잔치 하듯 스몰 토크에서 빅 토크까지, 정치에서 사상까지 뱉어냈는데 엔진 소음, 바깥 소음 때문에 각자 듣고 싶은 소리만 들었을 겁니다.

그것도 부족해서 저녁엔 대취할 사람은 대취하고, 끝까지 마음에 있던 질의, 응답까지 마치 여한없이 떠날 사람들처럼 이야기했습니다. 그중에 이 시간까지 뇌리에 있는 말은 "자네 도통했는가? 깨달았는가?"라는 질문입니다. 제 답은 사이다가 될 수 없습니다. "그저 가는 중"이라 답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한 것은 "내가 이제 길은 알았으니 같이 감세"라는 것이었습니다.

답이 마치 숨겨져 있는 것처럼, 누군가 도통한 사람만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들이 모두 가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길은 이미 다 알려져 있습니다. 기회 있을 때마다 이곳에 썼지만 그것은 '매일 일정 시간 정좌 내지 정관(静观, contemplation)을 실천하고 신적 독서(Lectio Divina)와 내려놓기(放下)를 끝없이 행하면서 무조건적 사랑이 되는 것'이라 봅니다.

그렇게 가면서 제가 관찰하는 풍경, 즉 내면의 풍경과 외적 변화를 적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이 공부를 잘 요약한 문구가 있어서 가져옵니다. 무조건적 사랑은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존재상태이며 그 존재상태에서 저절로 발하는 것이 덕이고 보시(布施)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길은 끝없는 상승의 길이기에 언제나 '진행중'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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