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23

존재의 목적, 신 의식의 표현, 보살 사상

우리 생각은 창조력이 있고 그 생각을 글로 적으면 그 힘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 공부 내용을 중국인 천만 명이 읽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적었습니다. 바로 앞 글에서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횡재를 언급했습니다. 작년에 책 발간 때 체험한 신 의식의 섭리와 안배를 생각하면 어느 때 생각지 않게 일이 성사되는 것도 배제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중요한 것은 커다란 성취가 '나 없이(無我)'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계획은 인간이 하지만 이루는 것은 신 의식이 하시는 것(謀事在人 成事在天)이라는 것이죠. 이 의식이 또렷하다면 앞 글에서도 거론했듯이 영광을 자신에게 돌리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역시 또 언제나처럼 꾸준히 내 에고의 모든 것을 깡그리 비우고 존재 전체를 신 ..

단상 2023.05.22

고통의 문제와 탈없이 대박을 누리기

에크하르트는 고통의 근본 원인이 "사랑과 애착" 때문이며 "모든 것에서 자신을 깡그리 비워" 신인합일을 이루면 "내 고통이 신 가운데 자리하여 신과 함께 하니 어떻게 고통이 고통일 수 있는가?"라고 말합니다. 우리 존재가 신성으로 완전히 물들면 우리가 고통이라 여기는 것은 신을 거쳐야 하기에 우리는 고통을 모른다는 게 에크하르트 님 가르침입니다. 이 가르침을 커다란 행운이나 횡재에 대해 응용해 보았습니다. 아직 믿음과 지혜가 부족하고 앎이 부족한 우리는 복권의 당첨이나 백마 탄 왕자와의 결혼 같은 행운을 당연한 것으로 알지 못합니다. 오히려 두려워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에고를 지워내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그 결과 우리가 신성 안에 머물게 되면 모든 주권은 신에게 있으며 모든 것이 신의 것..

단상 2023.05.12

어버이날의 의미

직장에서 어버이날이라고 팀장이 꽃을 달아 줍니다. 기간제 직원 평균 나이가 60대 후반이어서 정규직 직원들이 챙겨 준 것입니다. 핑계김에 어버이날의 의미를 짚어보았습니다. 어버이날의 의미가 효의 강조에 머문다면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더 큰 의미는 우리 존재의 근원을 온전히 생각해 보자는 데 있다고 저는 봅니다. 우리 존재를 몸에 한정하면 육신의 부모를 기리는 데 그치지만 우리 존재에는 몸뿐 아니라 마음과 의식까지 있습니다. 우리 존재를 통째로 온전하게 보더라도 한시적으로 존재하는 부분과 변치 않으면서 영원히 지속하는 부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즉 몸이 사라진 후에도 이어지는 것으로 믿어지는 의식의 중심 또는 순수의식의 자리가 우리의 항구한 정체라는 깨달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게..

단상 2023.05.08

장수 비결과 묘비명

앞 글 '행복을 위한 실용 지침'에 있는 대로 묘비명을 써 봤습니다. 세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5개년 계획처럼 뚜렷한 목표지만 대략 희망하는 바를 적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제 경우 무루지에 이르는 게 목표라서 백성욱 선생 가르침대로 3단계 8개년 계획을 세웠습니다. 60세~67세 1단계는 지났고 68~75세 2단계를 실행중입니다. 3단계가 끝날 때가 84센데 그때 무루지에 도달하면 이 세상이나 다음 세상이나 똑같은 선택지가 된다고 합니다. 공부가 끝난 경지로서 완전히 에고가 비워져 신 의식을 표현하며 사는 경지라 할 수 있습니다. 오직 무조건적 사랑 또는 인(仁)의 요청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믿어집니다. 어쨌든 84세 생일에 세상을 하직하는 것을 전제로 묘비명을 써 두었습니다. 한편 다음에 소개하..

단상 2023.05.01

'삐딱한 글쓰기'

오래 전에 읽은 줄 알았는데 2014년에 나온 책이다. 다섯 번째로 잡은 글쓰기 책인데 눈물도 나게 하고 심사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다른 많은 일들처럼 언제 왜 이 책을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더 신기한 건 완전히 새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기 시작한 해에 샀다는 것이다. 여러 번 썼지만 달리 살게 된 것은 경제적 충격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다. 20년 버스 운전을 했다는 저자는 절대적 정직, 즉 보이기 위한 정직이 아니라 내면이 그대로 드러나게 글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 점 때문에 심사가 불편한 것이다. 영향력 있게 또는 재미있게 읽히는 글을 쓰려면 내면에 있는 그대로 글을 쓰라는 것이다. 아마 2014년에도 그런 책을 쓰고 싶어서 이 책을 산 것 같다는 짐작을 해본다. 어찌어찌 ..

단상 2023.04.25

행복을 위한 실용 지침

세상의 온갖 질문거리에 답을 싣는 사이트로 쿼라(Quora)라는 게 있습니다. 국내 미디어를 되도록 멀리하는 대신 거의 매일 들어가서 좋은 정보를 얻습니다. 어쩌면 누구나 아는 행복의 지침을 발견했길래 옮겨봅니다. 누구나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지 모릅니다. 특히 금주가 어려운데 금년 설날부터 제가 실천하는 일이라 특별히 반가웠습니다. 금주라 하여 단번에 모든 알콜 섭취를 끊는 게 아니라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경우 최대 세 잔을 느리게 마시는 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모임에서 구태여 금주한다고 티를 내지 않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무리와 다른 행동을 하면 놀리는 게 보통이기 때문입니다. 금주할 때 술에 집중하지 않고 내 욕망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게 유익합니다. 제 경우 술에 대한 탐심이 있다..

단상 2023.04.02

제일 계명과 멸정복성

어제는, 5월 초 영종 씨사이드파크에서 개장하는 맨발길 공사를 위해 출근했습니다. 주말 이틀 쉬지만 소득도 늘리고 동네를 위해 유익한 일이라 생각해서 근무를 자원했습니다. 그랬더니 몸이 조금 쑤십니다. 하지만 소득 없이 놀면서 몸이 안 쑤시는 것보다 만족스럽습니다. 멸정복성의 수행 공부에 전념하면서 삶이 점차 개선되고 흥미로워진다는 글은 여러 번 썼습니다. 7개월여 동생네서 일하다가 마음 가는 대로 일을 그만두고 40여일 동안 나름대로 뼈아픈 성찰을 했고 더 진실되게,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쉬는 동안 인천시설공단 기간제 직원 모집에 응모했는데 예비합격 2번에 들었습니다. 합격도 불합격도 아닌 상태여서 다시 간절히 빌었는데 합격자 발표 3일후 기적처럼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오직 존재의..

단상 2023.03.26

삶의 확실성 문제와 신비가

이 땅에서 70년 가까이 살면서 체험하거나 관찰한 삶의 모습을 셋으로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제 경우에 비추어 볼 때 제도 교회에 소속된 종교인 내지 신앙인의 삶이 그 하나요 제도 종교와 결별하되 신을 부인하지 않는 신비가의 삶이 있는 반면 관찰컨대 통속적으로 살면서 점을 치거나 복을 빌러 다니는 무속인의 삶이 있습니다. 마지막의 경우 생업으로 무속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을 포함하여 그것을 소비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실제로는 종교인 가운데 무속인의 삶을 병행하는 사람이 있고 종교인이지만 신비가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경우 우리는 불확실하고 고통을 피할 길 없는 현실에서 확실성을 구한다는 점입니다. 확실성이라 하면 승진, 건강 등 행복과 관련하여 미래의 확실성을 ..

단상 2023.03.11

종교의 종언과 영성의 진화

오늘은 유튜브로 인도 영성을 공부했습니다. 인도 영성이라 하면 리그 베다를 비롯한 네 가지 베다를 통칭하는 우파니샤드의 가르침이며 대략 3000년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수행법입니다. 근대에 와서 라마크리슈나와 마하리쉬, 두 분에 의해서 되살려져 서양에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점은 궁극의 실체이자 비이원적 근원이기도 한 브라만에 이르기 위해 서너 가지 요가의 핵심 사항을 실천하자는 것입니다. 즉 명상, 무주상 보시, 근원에 대한 봉헌 등이 그것입니다. 다만 브라만에 대한 비이원적 앎에 이르기 위해 오랫동안 꾸준하고도 올바르게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가 버리고 떠나 있음을 위해 글쓰기나 악기 연주와 마찬가지로 끝없이 연습해야 한다고 한 주문과 같습니다. 제 생각에 실상 동..

단상 2023.02.23

죽음에 대한 승리

오늘 우연히(라고 쓰지만 음악은 주로 TuneIn이란 앱으로 듣습니다) 만난 바하 칸타타 'Ich habe genug'를 들으며 함께 나누고 싶어졌습니다. 내용인즉 임종에 직면해서 마음상태를 표현한 것입니다. 두 가지가 제 마음에 떠 올랐습니다. 동영상에 영문 번역가사가 있으니 참고삼아 보시기 바랍니다. 1. 이 노래의 경지는 바로 호킨스 의식지수 600의 깨달은 경지다. 더 이상 부족한 것도, 필요한 것도 없다고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세상을 떠나도 좋다는 것이다. 이승 넘어 더 나은 평화와 쉼이 있다고 말한다. 여기저기서 읽은 게 생각나는데 그것은 이승을 떠나도 더 찬란하고 웅대한 상태로 진화해 갈 것이며 의식의 상승은 영원히 계속되는 일이란 것이다. 이것은 수행 공부의 목표로서 손색이 없..

단상 2023.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