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324

현 단계 공부의 착안점

어제 편지 공부모임 다녀왔습니다. 그리스도의 편지를 교재로 의식을 향상하고 무조건적 사랑에 도달하려는 학습모임입니다. 현 단계 제가 반드시 체화해서 살아낼 과제가 드러났습니다. 대개는 읽거나 배워서 안다고 생각했지만 철저히 생활화되지 않은 과제들입니다. 그 하나는 궁극의 의식에게 묻고 청하고 맡긴후 기다리는 일입니다. 이번에 책을 내면서 계속 확인하며 실천해보는 일이기도 합니다. 모임에서 계속 의견이 합치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매사 그리고 사람들을 생각할 때마다 '내가 낫다'라든가 '알고 있다. 가르칠 만하다' 하는 태도가 나도 모르게 나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주의하려 합니다. 자꾸 앎을 과시하려는 듯 설명하는 것, 요구받지 않은 답을 장황하게 말하는 것 등을 극구 자제하겠다..

단상 2022.05.02

신의 이름

어제는 아내와 신포동을 다녀왔습니다. 집에서 신포시장을 다녀오려면 구읍뱃터에서 카페리를 타는 게 유리해서 가끔 이용합니다. 귀가길에 배에서 나와야 하는데 차 시동이 안 걸리는 겁니다. 할 수 없이 보험회사 긴급출동을 부르고 다시 월미도를 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내를 안심시키느라 "걱정 마시라, 신의 이름이 뭔지 아는가, 바로 '해결'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제 평생의 수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모든 사정이 완벽히 해결되고 필요한 모든 게 충족되고 있다는 사실에 근거한 제 믿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줄리언 제인스의 의식탐구에 따르면 '신이란 인간의 의지에 다름 아니다'라는 취지의 대목이 있습니다. 인간 의식과 인식 등에 대해 탐구할수록 양자역학 원리와 우주 근본원리, 그리고 우주의식과 신성 등..

단상 2022.05.01

블로그 구독자님 초대

약 8년간 한 가지 주제와 목적으로 블로그에 글을 썼고 그것을 엮어 책으로 냅니다. 대략 한 달 후에 출간됩니다. 블로그를 구독해 주시는 분은 함께 공부하는 동지처럼 느껴져서 미리 말씀드리는데 5월에 책나누기 행사의 시간과 장소가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릴테니 가급적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책은 대가 없이 나누는 것이고요 혹여 그 점이 불편하신 분은 제가 알려드리는 무료급식소에 책값을 후원하시면 됩니다. 음악연주와 간단한 차를 준비할 것이며 여건이 되면 제가 책 요지를 발표하려고 합니다. 책 제목은 '깨달음과 멸정복성'입니다. 탈종교 시대에 의식을 성장시키고 결국엔 신인합일의 경지에 도달하는 노하우를, 동서고금 세 분의 텍스트로 설명한 책입니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진짜 유익한 것과 ..

단상 2022.04.20

깨달음의 두 기둥

실업급여 받는 동안 어쨌든 적정 소득이 보장되면서 완전히 내 시간을 누려서 만족스럽기 짝이 없지만 스스로 부과하는 게 아니면 할 일이 없어 시간이 조금은 지루합니다. 일단은 뜻하지 않게 2년 앞당겨 책을 하나 내기로 하고 마지막 교정을 봤습니다. 약 한 달 후에 책이 나올 듯합니다. 그래도 몰두할 일 하나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의식과 수행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올리는 서예작품은 이번에 나올 책에 실릴 것인데 책 주제가 깨달음으로 가는 길에 대한 것이고 공부의 두 기둥이 멸정복성과 향상일로이기에 고교 선배에게 부탁해서 받은 글씨입니다.

단상 2022.04.18

교단의 탐욕과 탈종교

제가 책을 내는 과정에서 안타깝지만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얘기입니다. 다름 아니라 책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탄허스님 글씨를 책에 넣고 싶었습니다. 그 글씨는 탄허록 살 때 사본을 이미 받았고 인터넷에 유통되는 글씨입니다. 그래서 출판사 대표와 상의했더니 탄허 박물관에 가서 허락을 받아보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며칠 후 결과를 들었는데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이 틀릴지 모르지만 탄허스님 뜻은 그렇지 않으실 겁니다. 이미 사본을 유료 또는 무상으로 배포한 바라면 그걸 사용하는 데 따로 대가를 받는 게 마땅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제 생각은 비화하여 기존 종교를 이어간 제자들과 종단을 구성한 자들의 권위주의와 탐욕스런 속셈이 떠올랐습니다. 그리스도나 붓다께서는 기록을 남기지도 않으셨고 교단..

단상 2022.04.18

곧 나올 책 소개

말로 하면 이미 진리에서 어긋난다는 게 전심법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전심법요도 쓰기는 제자인 배휴가 썼지만 황벽선사께서 말로 하신 가르침입니다. 그러니 길을 찾지만 아직 헤매는 사람에게 지도라도 그려주는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목적지까지 다녀오신 분들이 남긴 지도가 여기저기 산재해 있습니다. 필자도 길을 찾는 사람으로서 그런 지도들을 살펴보고 비교분석하는 일을 해보았습니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보고한다는 뜻으로 쓴 것입니다. 여기서 목적지는 존재의 근원을 만나는 일이고 길의 이름은 신비가들의 길입니다. 신비주의 전통은 각 문화마다 존재하는데 기본적으로 제사장의 중개를 거치지 않고 직접 존재의 근원과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에 근거합니다. 필자는 민주정과 정보혁명이 지배할 세 번째 밀레니엄..

단상 2022.04.16

심학과 영성수련

동아시아에서 심학이라 하면 영성수련 또는 수양론이라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즉 우리에게 마음이라 하면 불가에서 말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어떤 종교든 심학 또는 영성수련을 등한시하고 사회구성원리 내지 사회운영원리 쪽이 강조되는 순간 내면의 성장, 즉 심진여를 밝게 하는 일이 뒷전이 됩니다. 그래 놓고는 안회에 대해 공자님의 수제자란 말은 하면서 어째서, 왜 수제자인지는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안회는 인의 실천에 철저해서 3개월 동안 한 번도 거기서 벗어난 일이 없다는 말은 찾을 수 있는데 4서에 어째서 그러한지 밝힌 데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안회가 어떻게 공부했는지는 장자에 있는 것입니다. 도교를 이단으로 보는 한 안회의 공부방법은 애써 무시하게 되고 그 결과 심학의 전통이 ..

단상 2022.04.14

복을 구하는 세 단계

제 처를 비롯해서 주변 친인척에게서 흔히 보는 게 재물복을 위해 여기저기서 빌거나 부적 또는 그와 유사한 것들을 믿는 일입니다. 심지어 천주교의 준성사라는 것도 부적에 대한 믿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중에 유행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에 기대는 사람에게서도 비슷한 심사를 봅니다. 치유를 빌고 장수를 비는 것 모두에 이런 심리가 있고 물론 저도 여기에서 완전히 면제된다고 장담할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어쨌든 이런 의식은 복을 구하는 하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는 태도는 신 또는 부처님을 전심으로 신봉하면서 그 진리에 따라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욕심을 자제하고 선행을 베풀며 규칙적으로 사찰이나 교회에 가서 열심히 기도하는 경건한 종교인이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르침에 따르..

단상 2022.04.09

탈기독교와 신비 영성

은퇴자로서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엔 정말 시간이 많습니다. 다른 재주가 없으니 취미 생활 또는 여가 생활로서 연구과제를 하나씩 정해서 독서를 하니 꽤 좋습니다. 그 첫 번째 열매로 나오는 책은 신비 영성을 학습하면서 동아시아 영성의 최고 진화물인 신유학을 소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깨달음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 핵심 방편은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자기를 부인하는 일', 즉 멸정복성에 있는데 그것이 우리 전통에 이미 깊이 스며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책입니다. 요즘 명상중엔 다음 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릅니다. 제가 학습하는 과제는 신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진리를 알고 존재의 근원에 들어가려는 신비가의 영성입니다. 신비 영성이라고 하는데 이 영성은 기본적으로 제사장 또는 교계제도를 인정..

단상 202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