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요령과 요점 144

깨멸 11

9년 가까이 명상하며 살았더니 편두통을 비롯한 모든 건강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재테크 잘한 분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지만 경제를 포함한 삶의 조건이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다음은 왜 명상과 '놓아버리기'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작업인지 말해 줍니다. "명상하는 이들이 대개 알아차리듯이 마음의 고요함을 달성하는 게 명상의 주된 과제다. 그것은 바로 억압된 감정이 계속 생각을 낳고 또 그 점이 명상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 억압된 감정 뒤에 존재하는 에너지를 인정하고 내버리면 명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수월해진다. (데이비드 호킨스)" 명상은 삶을 근본에서 혁신하는 일이라 굳센 결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 10분을 보내는 게 진짜 일각여삼추였습니다. 하지만 자세 같은 건..

깨멸 10

1. 우리 모두 가지고 있었던 어린이 마음, 맹자에서는 갓난 아이 마음으로 표현하지요. 요즘 직장에서 만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를 보면서 어린이 마음을 많이 생각합니다. 맹자는 그 마음에 이르면 대장부라고 보았습니다. 어린이 마음은 무욕의 마음이며 모든 것을 받아 들이는 마음입니다. 동아시아에서 이상으로 여겼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 또한 천국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보았습니다. 어린이 마음은 몸에 매인 마음, 즉 에고가 아닌 마음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2. 제 기독교 생활이 실패한 이유는 에고를 착하게 만들고 교회 관습에 충실히 따르도록 함으로써 복락을 누리려는 세속적 기독교도들의 생각대로 살아온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에고를 착하게 보이도록 만들 수는 있어도 신의 뜻을 세상에 구현하는 데는 오히려 장애..

깨멸 9

다음 글도 과거에 쓴 것입니다. 복성서를 지은 이고 선생은 황벽 선사와 같은 시대를 사셨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복성서는 유불선의 핵심 영성을 통합해서 더 이상 잘 정리할 수 없다 싶게 공부의 요점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요점을 네 자로 말하라면 중편 첫머리에 나오는 불려불사(弗慮弗思)입니다. 우리 생각이란 것을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나 구름처럼 무심하게 볼 수 있으면 에고가 생기지 않는다(弗慮弗思 情則不生)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심법요'를 복습하다가 그 주석이 되고도 남을 말씀을 발견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옮깁니다. "그저 마음을 쉬면 고요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나아가 미래를 생각하거나 과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但知息心即休 更不用思前慮後)." 간단히 말하면 우리 삶이란 과거에 얽매이고 ..

깨멸 8

4년 전에 쓴 글인데 제 책의 요점과 일치하길래 조금 고쳐 올립니다.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가까운 데 계시기에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뵙도록 노력하는데 제 모친은 89세입니다. 저도 이 세상의 입구보다 출구쪽이 가깝기에 대략 향후 17년 정도 안전한 출구 통과를 염두에 두고 전심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론하면 어떻게 그 전에 '지고의 존재상태에 도달하고 고통없이 장엄하게 건너갈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마련중이라는 것입니다. 그 길은 바로 명상에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실패하던 꾸준한 명상을 지금은 실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전에 바닥 체험과 회두가 있었고 전보다는 일념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명상은 고려, 조선의 모든 진실한 지성인이 실천했던 일로서 그에 대해 가장 좋은 안내서는 '복성서'입니다. ..

깨멸 7

※작년 11월에 '자기를 부인하는 일'이란 제목으로 올렸던 글인데 제 책을 잘 요약했기에 옮겨 옵니다. 제 책이 다룬 세 텍스트는 이고 선생(773-841)의 복성서, 마이스터 에크하르트(1260-1328)의 훈화, 호킨스 박사(1927-2012)의 놓아버리기인데 복성서의 경우는 김용남 님의 연구를 제외하면 유례를 찾기 어렵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봅니다. 이하는 제 글의 요지인데 거론했듯이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한 것이나 이것을 매일 수련삼아 하느냐 여부가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첫째, 삶이란 생명의 원천이기도 한 신 의식을 세상에 구현하는 것인데 그것을 위해 생각을 끊는 명상, 세상 것을 버리고 떠나 있기, 감정의 부대낌을 놓아버리는 일을 꾸준히 실천해서 진보하면 신 의식과 하나되어 엎어지..

깨멸 6

10. 직업상 필요해서 골프 레슨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도 수행의 힌트를 만납니다. 제 책이 다룬 유교명상론에서 군자와 성인의 차이는 (반성)의식이 사라졌는지 여부입니다. 골프에서 초심자는 끝없이 자세를 의식합니다. 자세가 잡혀서 나중에는 자세를 의식하지 않아도 최적의 자세를 취할 수 있을 때 고수 반열에 오릅니다. 머리로 아는 단순한 것이 체화되었을 때 수행(논어가 말하는 학습)에서는 성인, 골프에서는 고수가 되는 것이라 봅니다. 그때 비로소 무조건적 사랑을 뜻하는 인(仁)이 밥 먹는 동안이나 황급하거나 넘어지는 순간에도 실행되어 안회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다는 것이 4서3경의 정신입니다.

깨멸 5

8. 멸정복성은 유불선과 그리스도 가르침의 핵심 요결입니다. 즉 소아 또는 에고(대승기신론의 생멸심)를 포기할 때 존재의 근원과 합일할 수 있으며 그때 완벽한 앎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것을 압축한 표현입니다. 유교경전은 극기복례로써 천지생물지심인 인에 이른다고 말씀합니다. 그리스도는 자기를 부인하고 도를 따르라(=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십니다. 멸정복성의 수행으로 도달하는 경지는 무조건적 사랑의 다른 표현인 천지생물지심이며 최고의 이해와 깨달음이라는 것도 경전이 이구동성 말하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생이지지의 상근기가 아닌 한 점진적으로 이뤄지며, 그것을 밝아지는 과정이라 일컫습니다. 그래서 신비주의 전통에서는 그 모든 수행 과정을 삼 단계로 요약하는데 거비정화, 진덕명화, 신인합일이 ..

깨멸 4

6. 그리스도가 사용한 아버지란 말과 중용이 말하는 중(中)이 같다고 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모든 언어는 무언가를 가리키는 손가락이란 것을 알면 제 생각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저 두 말은 우리 존재가 나온 근원, 즉 뿌리를 가리킵니다. 저 말을 듣자마자 내 존재가 어떤 것일까 생각해버릇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 우리는 바로 오류에 빠져 버립니다. 성부와 성자가 두 자리지만 한 사람이라느니, 양쪽 극단을 평균한 중간을 중이라느니 하는 해설 또는 교리에 농단당합니다. 우리 존재가 몸뚱어리뿐인지 아니면 정신과 육체 모두로 된 어떤 것인지 하는 존재론적 질문으로 바로 돌아가는 것이 올바른 사고와 실천의 시작이라고 봅니다. 통속, 즉 세상에 통하는 것이란 그런 것 고민하지 않..

깨멸 3

5. 제 경우 60평생 살아온 생각대로 살면 그야말로 뻔한 결말이 예상됩니다. 그래서 화엄경의 보살도, 중용의 핵심 정신, 그리고 그동안 사숙한 호킨스 '놓아버리기'에 더하여 '그리스도의 편지'가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멸정복성(dissolving the ego and realizing the Self)'의 길을 가야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 길은 바로 그리스도의 길이자 보살의 길이며 많은 성현들이 갔던 길이기에 외로운 길이거나 신규 개척의 길도 아닙니다. 오직 끝없이 의식이 향상하는 길입니다. 에고가 사라지는 만큼 그에 비례해서 신 의식이 내 존재를 채울 것이며 그것은 동시에 지상에서부터 천국을 체험하는 길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호킨스 박사에 따르면 골인 지점은 깨달음이며 그 가능성이 과거보다 1천배..

깨멸 2

3. 저는 무극을 우주 마음 또는 우주의식, 태극을 우주의식의 활동 측면인 신 의식으로 보겠습니다. 모든 창조의 원천이자 근원인 우주의식은 음과 양(1과 0으로 된 bit와 같습니다)의 끝없는 반복과 조합, 즉 정보를 생산합니다. 그 정보는 무한다양한 모습으로 존재를 드러냅니다. 그것이 우주입니다. 우주는 전자기 법칙과 양자 원리에 따라 운영되며 단 한 순간도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스승들에 따르면 끝없는 진동이자 깜빡임과도 같습니다. 신 의식은 지적 창조력 자체이지만 그 능력을 품부받은 인간 의식은 개체의 특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개체성을 수호하기 위해 자신을 열기 거부하면 우주의 지적 창조력이 그것을 관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신을 완전히 열어 우주적 창조력이 우리 존재를 관통하도록 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