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 12

아상 닦기와 불퇴위

20년도 전에 불교 수행서로 백성욱 선생 법어집인 '마음을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접했습니다. 지식을 많이 늘리고 체험을 많이 했다고 하지만 그때 배운 단순한 노하우를 야무지게 실천했다면 다 필요 없는 것들 아니었나 하는 깨침이 생깁니다. 게다가 지금쯤 엄청 괜찮은 삶을 살고 있으리란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그 가운데 한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저 잘난 마음을 닦으면 남이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상(我相)은 스스로 못났다고 해야 닦이지 잘났다고 하면 닦을 수가 없다." 비유해 말하자면 '골골 80 산다'는 예에서 보듯 참으로 건강이 형편없다고 인정하면 80이상 될 때까지 조심하고 또 조심하기 때문에 건강하게 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제 체험상 바닥 체험..

불려불사와 지금 여기

'선의 황금시대' 소개할 때 거론했지만 복성서를 지은 이고 선생은 황벽 선사와 같은 시대를 사셨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복성서는 유불선의 핵심 영성을 통합해서 공부의 요점을 더 이상 잘 정리할 수 없다 싶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요점을 네 자로 말하라면 중편 첫머리에 나오는 불려불사(弗慮弗思)입니다. 우리 생각이란 것을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나 구름처럼 무심하게 볼 수 있으면 에고가 생기지 않는다(弗慮弗思 情則不生)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심법요'를 복습하다가 그 주석이 되고도 남을 말씀을 발견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일단 옮깁니다. "그저 마음을 쉬면 고요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나아가 미래를 생각하거나 과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但知息心即休 更不用思前慮後)." 아주 간단히 말하면 우리 삶이란 과거..

복성서 2018.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