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 26

명상의 필요성

진화의 필요상 우리 생각과 감정은 외부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깥에 있는 위협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의식을 안으로 돌려 생각이 없는 경지에 도달하는 일은 익숙치 않아 습관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신약성서는 그리스도가 조용한 곳에 가서 홀로 기도하셨다는 기록을 여럿 남기고 있듯이 성현들은 회광반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러지 않고 내버려두면 우리 생각과 감정이란 놀이공원의 거울집 아니면 다람쥐 쳇바퀴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끊어 '텅비고 고요하며 신령한 의식(또는 앎)'의 상태에 안착할 때 비로소 시스템 내 사고를 벗어나 초월적(out-of-the-box) 지혜 내지 직관과 접할 수 있다는 게 과학과 영성의 공통된 결론입니다. 이것이 습관화되어 영감이 의식을 완전히 지배하게..

대승과 소승

대체로 그리스도 탄생 이전의 영성은 소승인 반면 페르시아 군사도로 양끝에서 발생한 기독교와 대승불교는 소승에서 터득한 높고 깊은 경지를 세상과 나누고자 한다는 점에서 대승이라 지칭합니다. 다음 글이 대승과 소승의 차이를 아름답게 표현했길래 가져옵니다."은둔수도자처럼 잠시 동안 절대적 사랑과 고요의 광채 속에서 쉬고 너희 힘으로 영원하고 멋진 세상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장엄한 일이고 굉장히 정신이 고양되는 일이긴 하다. 거기에서 너희 마음은 우주적 지식의 초월적 양상에 참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삶의 참된 목적은 아니다. 이승에서의 너희 참된 목적은 사언행위와 욕망으로 너희 존재의 근원인 을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편지, 15번째 논설)"제가 볼 때 대승적 실천을 한다고 해서 소승에서 누..

소아 포기

현대 서양말로 된 영성을 읽으면 자동적으로 거기에 대응하는 우리 영성이 떠오릅니다. 소아를 극복하려는 것은 하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즉 극기복례(克己復禮) 하는 목적은 그 어느것에도 걸리는 게 없이(從心所欲不踰矩) 사랑과 평화를 누리기 위함입니다. 이 일은 평생이 걸리는 일이고 사람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불편함(discomfort)은 모두 내 속의 버려야 할 무엇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감정이 긍정의 밀물을 보일 때 자만하기 쉬운 반면 썰물때 신께 의지하게 해주니 모든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버지-생명'에게 완전하고 진지하게 자신을 바치면 영적 세계와 영혼 사이에 놓인 장애물이 사라진다. 그 모든 신적 생명이 사람의 몸과 마음, 체험과 인간관계 속으로 흘러..

내려놓기와 명상

실상 저도 고교 졸업을 기준으로 해서 40년 이상 지났어도 좌고우면, 왔다갔다, 한 길로 가지 못했기에 의식이 분열되어 바닥의 경지를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여기서 벗어나야 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단단히 한 길로 기어 올라가는 중입니다. 2014~15년간은 주로 내려놓기 방편을 실천했습니다. 요약하면 (1) 부정적 감정 또는 불편한 사안에 대해 철저히 느껴보며 집중할 것, (2) 가장 극심한 파도에 몸을 맡길 것, 예를 들어 슬픔의 감정이라면 간장이 끊어질 정도로 슬퍼해보는 것입니다. (3) 하늘의 도움을 구하고 인도를 구할 것, (4) 고통의 과정을 참고 끝까지 견뎌낼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2016~17년간 좋은 안내서를 만나서 읽다보니 드디어 명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0분이..

마음을 침묵시키기

명상의 보조 수단으로서 내려놓기(letting go)에 관한 호킨스 선생의 책은 평생의 반려로 삼아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주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려놓기'는 불가에서도 핵심 수행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방하착으로 번역해도 좋다고 생각하는데 6바라밀 가운데는 인욕바라밀에 가장 가깝습니다. 다만 현대 정신분석 및 치료에 세계적 권위가 있는 저자의 안내라서 더욱 유익합니다. 다음 구절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거의 모든 명상법은 마음을 침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것은 시편의 '침묵하고 내가 신임을 알라'는 말씀의 기반입니다. 대부분의 명상가들이 발견한 대로 마음의 침묵을 달성하는 것이 명상의 주된 과제입니다. 억압된 감정이 계속해서 생각을 만들어내고 생각은 명상의 주된 장애물이기 때문입니다. 따..

호킨스 방하착 2018.05.03

극기복례와 명상

불교와 기독교도 그렇지만 높은 정신에서 나온 가르침이 세속권력의 존립 근거로 쓰이는 순간 그 깊은 맛을 잃어버리고 속물적인 것이 됩니다. 극기복례란 말도 저속화하고 상투적인 게 되어서 몸을 괴롭히는 일에까지 쓰이지만 그 본 뜻을 제대로 일러 주는 이가 드뭅니다. 제가 파악하는 한 극기복례는 성리학의 비조라 할 수 있는 이고 선생의 복성서가 압축 요약한 바 멸정복성과 대동소이한 말입니다. 즉 에고(情)를 소멸하여 참나(性)로 돌아갈 때 비로소 인간은 우리 존재의 근원을 올바로 공경하게 되고 당연히 고통이 그치고 참된 복락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예란 천리이고(탄허록 133쪽) 천리라 함은 바로 하늘의 명이 들어 있는 성(性)과 다르지 않습니다. 칠정 가운데도 부정적인 것들은 시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