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기독교도 그렇지만 높은 정신에서 나온 가르침이 세속권력의 존립 근거로 쓰이는 순간 그 깊은 맛을 잃어버리고 속물적인 것이 됩니다. 극기복례란 말도 저속화하고 상투적인 게 되어서 몸을 괴롭히는 일에까지 쓰이지만 그 본 뜻을 제대로 일러 주는 이가 드뭅니다. 제가 파악하는 한 극기복례는 성리학의 비조라 할 수 있는 이고 선생의 복성서가 압축 요약한 바 멸정복성과 대동소이한 말입니다. 즉 에고(情)를 소멸하여 참나(性)로 돌아갈 때 비로소 인간은 우리 존재의 근원을 올바로 공경하게 되고 당연히 고통이 그치고 참된 복락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가르침이 들어 있습니다. 예란 천리이고(탄허록 133쪽) 천리라 함은 바로 하늘의 명이 들어 있는 성(性)과 다르지 않습니다. 칠정 가운데도 부정적인 것들은 시기심..